[뉴스콤 김경목 기자] 국내 녹색채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주요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국내 녹색채권 발행여건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녹색채권은 2018년 첫 발행 이후 2021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본격화됐다. 연평균 발행규모는 2018~2020년 1조원에서 2021~2025년 8조1천억원으로 확대됐고, 발행기관 수도 같은 기간 4개에서 44개로 늘었다.
다만 시장 저변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의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원화·외화를 합쳐 131억달러로 세계 13위,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그러나 전체 채권 발행액 대비 녹색채권 비중은 1.8%에 그쳐 주요국 평균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발행기관도 신용등급이 높은 기관에 집중됐다.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기관 가운데 AAA 등급 비중은 53.0%로 일반채권(13.7%)보다 크게 높았으며, 발행자금도 청정운송(33.3%), 신재생에너지(20.8%), 에너지효율(16.7%) 등 일부 분야에 편중됐다.
반면 녹색채권은 기업의 친환경 경영과 실제 환경성과 개선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채권 발행기관 가운데 76.7%는 ESG 환경등급이 상승하거나 높은 등급을 유지했고, 91.5%는 탄소집약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이후 기업의 친환경 활동과 연계되는 효과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설문조사 결과 발행기관들이 녹색채권 발행의 주요 동기로 친환경 경영 의지 표명과 ESG 투자자 확보 등 비재무적 요인을 꼽았다고 밝혔다. 반면 재무적 유인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외부검토와 인증, 사후보고 등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과 일부 그리니엄(Greenium) 효과를 감안하면 일반채권과 총 발행비용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발행기관들은 관리·인력 부담, 적격 프로젝트 확보의 어려움, 복잡한 발행절차 등을 주요 제약요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금융기관이 녹색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녹색채권과 녹색대출 기준을 각각 적용받아 검토와 보고 업무가 중복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보고 절차 간소화와 녹색채권·녹색대출 제도 간 서식 통일, 적격 프로젝트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차보전 등 기존 지원제도를 유지·보완하고 유통시장 정보 공개를 확대해 시장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기관의 84.4%가 향후 2~3년 내 녹색채권 발행을 계획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