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15일 달러-원 환율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미국 소비자물가와 국내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을 반영해 1,480원대에서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국제유가 상승세가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어 환율 하단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488.9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 -0.9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오후 3시30분 기준가격인 1,493.00원보다 3.20원 낮은 수준이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일 서울장 종가보다 2.50원 내린 1,4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4시간 전인 14일 오전 6시 종가 1,497.50원과 비교하면 7.00원 하락했다.
간밤 미국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낮게 나오면서 달러 약세와 미국 국채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4% 하락해 시장 예상치인 0.1% 하락보다 낙폭이 컸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5%로 예상치를 밑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쳐 시장 전망치인 0.2% 상승을 하회했다.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7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전날 40%대에서 16% 안팎으로 급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물가 발표 직후 10bp 넘게 떨어졌고, 장 후반에는 전장보다 5.7bp 하락한 4.206%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3.1bp 내린 4.579%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0.58선까지 급락한 뒤 낙폭을 일부 되돌려 100.92 안팎에서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420달러 수준으로 올랐고, 달러-엔 환율은 162.2엔 안팎으로 내렸다.
국내 수급 측면에서도 달러-원 하락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일에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과 관련한 달러 매도 물량과 중공업체의 선물환 매도가 집중되면서 환율이 장중 1,486.3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약 두 달 만의 최저 수준이다.
SK하이닉스 ADR이 간밤 뉴욕주식 시장에서 27% 넘게 급등한 점도 국내 반도체주와 외국인 주식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이어질 경우 커스터디성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하락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발 위험은 환율 하락 속도를 제한할 변수다.
미군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고,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 8월물은 전장보다 1.54% 오른 배럴당 79.34달러, 브렌트유는 1.72% 상승한 84.73달러에 마감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지속적으로 높은 물가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6월 CPI 둔화만으로 연준의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날 달러-원이 1,480원대 안착을 시도하되, 전일 장중 저점인 1,486원 부근에서는 결제 수요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의 달러 공급과 외국인 주식 매수가 이어지면 1,48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지만, 중동 긴장이 확대되거나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1,490원선을 회복하는 변동성도 나타날 수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