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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문조털래유와 새똥돼주길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4 15:23

사진: 24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 24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
[뉴스콤 장태민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 대표 사퇴의 변'에서 "오직 민심, 당심만 보고 제 갈 길 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 갈 길'을 가겠다면서 명청대전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재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이 심각한 갈등중이라는 사실을 안다.

정 대표는 다만 대통령에 대해선 '의리를 지킨다'면서 자신과 대통령을 갈등 관계로 보는 시선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일종의 페인트 모션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저의 동지이자 전우다. 2006년, 2007년에 대통령 만나 속깊은 대화 가장 많이 나눈 사람이 저 정청래"라며 "대통령과 의리는 지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퇴의 변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계파의 적통이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며칠간 불면의 밤을 보냈다"면서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대통령이 저의 정신적 지주이며 5.18은 제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말했다.

5.18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정청래도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저는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이 좋았다. 저는 노사모이고 노무현 키드다. 문재인-김정은 도보다리 산책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류가 자신임을 어필하면서 차기 당권과 관련해 승부수를 던지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 문조털래유의 탄생

6.3 지방선거 전부터 정치 고관여층 중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팬 커뮤니티에선 '문조털래유'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문조털래유'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명계와 뉴이재명계 성향의 지지층이 상대 진영인 친문·친청(친정청래)계 세력을 비하하고 공격하기 위해 만든 멸칭이다.

문재인, 조국, 김어준(털보), 정청래, 유시민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친명계에서 친문·친청을 비하하자 친문·친청 팬클럽에선 '새똥돼주길'이란 단어를 고안해 맞섰다.

'새똥돼주길'은 김민석(김민새), 이동형(똥), 김용민(돼지 목사), 이언주, 송영길의 이름에서 따왔다.

최근엔 각 진영 5인방의 이름을 확장해 '문조고추털래유'(고민정, 추미애 추가),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 강득구 추가) 등으로 운율을 맞추면서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해찬 사라지자 느껴지는 빈자리...조직 절대조율자 사라지면 원래 '강대강'으로 붙는 법

현재 민주당 파벌 싸움이 '문조털래유' 대 '새똥돼주길'이란 격렬한 멸칭 대전으로 전개되는 중대한 이유는 당내 절대적 갈등 조율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막강한 장악력을 가지고 갈등을 통제하던 이해찬 전 상임고문이 별세하면서 내부 균열을 봉합할 인물이 없다.

이해찬은 당내에서 친노·친문·친명을 아우르는 흑막 뒤의 권력자였다.

이해찬은 계파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지지층 간의 감정 싸움이 선을 넘을 때 한방에 갈등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곤 했다.

그는 각종 떡고물과 이권, 자리 등을 잘 활용해 어떤 계파도 승복하게 만드는 기술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아울러 이해찬은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사실상의 1등 공신이었다.

이해찬은 이화영 등 자신의 수족을 기반이 약했던 이재명 쪽에 붙여주면서 이재명 정권을 창출한 산파였다.

하지만 지금은 군기반장 역할을 했던 흑막 뒤의 '제왕'이 없어진 뒤 김어준, 이동형 등 각 정파를 대변하는 스피커들이 친청, 친명 지지를 등에 업고 이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 중요한 것 그들의 '노선'...원리주의와 이단

민주당 내분을 종교에 비유하는 사람들은 문조털래유를 원리주의, 새똥돼주기을 이단에 비유하기도 한다.

친청은 종교 근본주의(원리주의)자들처럼 교리에 대한 한 치의 타협도 허용하지 않듯이 '선명한 개혁'을 표방한다.

예컨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친청은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검찰 출신이자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24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완전 폐지해야 한다.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건 검찰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도 이날 "대한민국호의 선장은 이재명 대통령이며, 민주당호의 선장은 정청래 당 대표"라며 당내에서 정청래를 흠집내려는 시도에 맞섰다.

반면 친명계는 '인기도 없는' 친청계가 대통령이 가려는 길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오늘 "6.3 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은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을 찍었다"면서 "새 지도부는 대통령과 함께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종교에서도 순혈주의와 이단이 부딪치듯이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순혈주의가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반면 이단까지 포용하는 세력(친명)은 외연 확장이나 정책적 타협을 모색하는, 보다 현실주의 노선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뉴이재명 세력이 제안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친청계에서 볼 때 '변절'로 규정되고 마는 것이다.

■ 한국경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조털래유와 새똥돼주길의 세력 다툼


문조털래유 세력은 개혁을 내세우면서 개혁을 위한 칼로 '규제'를 활용한다.

친청 세력이 향후 당권을 잡게 되면 대기업 규제 강화, 노동 및 환경 규제 선명성 강화, 증세, 복지 확대 등에 좀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예컨대 친청은 상법 개정(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공정거래법 강화와 더 잘 어울리는 집단이다.

추가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주52시간제 엄격 적용 등 노동자 중심 정책도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의 '비용'이 높아진다.

하지만 부자 증세, 서민 복지 확대, 재정 지출 확대 등도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다.

새똥돼주길 세력도 기본적으로 문조털래유의 '규제와 큰 정부 선호' 등은 차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정책의제에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AI 등 사회주의적 요소가 상당히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새똥돼주길은 문조털래유와 달리 '실용과 성장'에도 꽤 무게를 둔다.

이러다보니 정치권이나 경제계 일각에선 문조털래유가 당권을 잡게 되면 향후 상속세 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 대통령 세력이 이들을 물리친다면 '보다 현실경제에 적합한' 정책이 가능하다고 보기도 한다.

한국경제엔 문조털래유보다 새똥돼주길이 낫다?

기업 입장에선 문조털래유를 새똥돼주길보다 '더 매운 규제 버전'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금융관계자들 중엔 문조털래유가 헤게모니를 쥐게 되면 이재명 정부는 '자체적 레임덕'으로 돌진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산소득 과세 공백과 소득세 포괄주의 전환 모색' 토론회는 문조털래유와 한편을 먹는 사람들이 주도한 세미나였다.

전날 차규근(조국혁신당)·김영환(민주당)·윤종오(진보당)·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 등은 "현행 세법은 주식이나 부동산을 실제 매각해서 '현금'을 손에 쥐어야만 세금(양도소득세 등)을 매기지만, 자산을 팔지 않았더라도 가격이 올라 자산 가치가 상승했다면 이 역시 '경제적 능력의 증가'이므로 소득으로 보고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전날 이 세미나가 알려진 뒤 주식, 부동산 투자자 사이에선 장부상 평가이익에 세금을 매겼다가 나중에 주식이나 집값이 폭락해서 손실이 나면 정부가 세금을 환급해 줄 거냐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아무튼 세미나를 열었던 이들은 문조털래유 계열의 사람들이다.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친명 쪽은 친시장적 타협이 가능해 금융시장에 더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면 친문·친청의 원리주의가 승리하면 분배 중심의 경제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며 "노조에 더욱 힘이 실리고 기업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아무 의제도 내놓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이언주(새똥돼주길의 경제통)처럼 경제도 알고 실용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친명 집단이 낫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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