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외국인 선물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지난주 수요일부터 대규모의 선물 매도를 통해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최근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국고3년 금리가 기준금리와 100bp 이상의 거리를 벌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으나, 외국인 선물 매도가 금리를 더 띄웠다.
미-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도 계속 주목된다.
일단 이런 분위기 속에 WTI가 100불에 밀착하자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 美금리 단중기 구간 위주 상승..나스닥 하락..WTI 100불 밀착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올랐다. 유가 급등과 맞물려 레벨을 높이기도 했으나 뉴욕 주가가 기술주 부진으로 하락하자 오름폭을 줄였다.
이번 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단기물 수익률 오름폭이 더 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75bp 오른 4.34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30bp 떨어진 4.93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45bp 상승한 3.8410%, 국채5년물은 2.95bp 오른 3.981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오픈AI가 내부 목표에 미달했다는 보도에 인공지능 부문에 대한 투자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 전반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이란 협상 교착에 따른 유가 상승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5.86포인트(0.05%) 내린 4만9141.9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5.11포인트(0.49%) 밀린 7138.80, 나스닥은 223.30포인트(0.90%) 하락한 2만4663.8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1.7%, 부동산과 필수소비재주는 1%씩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1.3%, 소재주는 1.1%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오픈AI 실망감에 오라클이 4.1%, 코어위브는 5.8% 각각 내렸다. 오픈AI가 내부 매출 및 사용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표가 주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1.6%, 브로드컴은 4.4% 각각 하락했다. 인텔도 0.6% 낮아졌다. 반면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한 코카콜라는 3.8%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 교착 상태로 유가가 오르자 달러인덱스도 강세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 높아진 98.6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9% 낮아진 1.1712달러, 파운드/달러는 0.12% 내린 1.35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4% 오른 159.6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0% 상승한 6.839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7%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WTI는 100불에 밀착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소식에 유가는 초반 상승폭을 줄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3.7% 높아진 배럴당 99.9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6% 뛰며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대를 넘기도 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8% 오른 배럴당 111.26달러에 거래됐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UAE는 다음 달 1일 OPEC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 인플레 불안 반영하는 유럽 금리
유럽 지역에선 인플레이션 상승 소식에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집계한 지난 3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0%로 전월보다 1.5%포인트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3년 기대 인플레도 3.0%로 0.5%포인트 올라 지난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독일10년물 금리는 3.29bp 상승한 3.0688% 2년물 수익률은 7.21bp 급등한 2.6390%를 나타냈다.
영국에선 유가 상승 우려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쳐 금리가 뛰었다.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된 주미 대사 임명과 관련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수사 여부를 의원들이 논의했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영국10년물 금리는 4.43bp 상승한 5,2556%, 국채2년물은 6.79bp 뛴 4.4454%를 나타냈다.
■ UAE의 '반가운' OPEC, OPEC+ 탈퇴 결정
중동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5월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 및 OPEC+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산유량 할당 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산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UAE 정부는 28일(현지시간) 국영 WAM 통신을 통해 탈퇴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은 장기 전략과 경제 비전, 에너지 생산 투자 확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책임감 있고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UAE는 OPEC과 OPEC+ 탈퇴로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떤 국가와도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OPEC과 OPEC+는 회원국별 산유량 할당을 통해 원유 공급을 조절해 왔다. 그러나 UAE는 이 같은 제약에서 벗어나 자국의 투자 확대와 생산 능력 증대 전략에 맞춰 산유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UAE의 원유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UAE 정부도 "탈퇴 이후에도 시장 수요와 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추가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사실상 증산 기조를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은 OPEC 내부 역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UAE는 하루 평균 약 340만 배럴을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2019년 카타르 탈퇴 이후 또 하나의 핵심 회원국이 이탈하면서 OPEC의 영향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UAE는 그동안 증산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선호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방어를 위한 감산 정책을 선호해 양국 간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번 탈퇴는 이러한 전략적 충돌이 표면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UAE의 탈퇴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OPEC 중심의 공급 조절 체제 균열과 함께 산유국 간 경쟁 심화를 촉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오픈AI, 경쟁 도태의 신호인가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내부적으로 설정한 사용자 및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 속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며 대규모 투자 계획과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오픈AI가 지난해 말까지 목표로 했던 ‘주간 활성 이용자(WAU) 10억명’ 달성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연간 매출 목표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월별 매출 목표를 여러 차례 하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진의 배경에는 경쟁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와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고, 일부 서비스에서는 이용자 이탈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AI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 확보가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경영진에 "매출 성장 속도가 현재의 투자 지출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데이터센터 관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약 1,22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현재 지출 구조가 유지될 경우 3년 내 자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 내부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올트먼 CEO가 공격적 투자와 조기 상장을 추진하는 반면, 프라이어 CFO는 비용 통제와 재무 안정성 확보를 강조하며 IPO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WSJ는 오픈AI가 아직 상장 기업에 요구되는 회계·공시 기준을 충족할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내부 판단도 있다고 전했다.
이사회 역시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면밀히 재검토하며 성장 속도 대비 과도한 지출 여부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성장 둔화 소식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AI 인프라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투자심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 미-이란 협상은 어디로...
이란이 수일 내에 미국에 수정 제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어떤 선에서 합의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NN은 이란의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8일 테헤란으로 복귀한 뒤 지도부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종전 합의를 우선 진행한 뒤 핵 문제를 논의하자’는 2단계 접근법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 등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해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내부의 불안정한 사정도 미국의 결정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붕괴 상태’에 놓였다고 주장하며 해상 봉쇄의 효과를 강조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 관련 선박 통항을 제한하는 ‘역봉쇄’ 조치를 이어가며 협상 주도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강도 확인
전날 국고3년물 수익률은 3.5%를 상향 돌파했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은 3월 31일(3.552%) 이후 처음으로 3.5%를 넘어섰다.
최근 외국인의 가공할 선물 매도 공세가 금리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전날 3년 국채선물을 1만5,887계약, 10년 국채선물을 4,820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5거래일간 3년 선물을 7만 7,398계약, 10년 선물을 2만 480계약 순매도했다. 이 기간 3년 선물을 일평균 1.5만개, 10년 선물을 4천개 넘게 순매도한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일단 외국인의 선물 매도 소나기가 그치는 것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게 낫다는 지적도 보인다.
전날 일본은행의 '매파적 금리 동결' 역시 투자자들에겐 부담이 됐다.
일은의 콜 금리 동결은 예상 대로였다.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인상이 지난 회의의 8:1에서 6:3으로 올라온 데다 인플레 전망치가 높아져 채권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미-이란 전쟁 여파와 고유가, 미국 등 주요국의 인플레 불안은 국내 채권시장의 우려도 키운 상태다.
특히 전주 발표된 국내 1분기 GDP 서프라이즈는 물가, 경기 모든 측면에서 한국의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선 과도한 금리 상승을 지적하는 모습도 나오지만, 외국인 선물매도와 주변 환경은 저가매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