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생산자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본격 반영되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로의 파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년=100)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4.1%로 확대됐다.
이번 상승은 공산품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전월 대비 31.9% 급등하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학제품도 6.7% 오르면서 전체 공산품 물가는 3.5%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나프타가 68.0%, 에틸렌이 60.5%, 자일렌이 33.5% 오르는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경유(20.8%) 역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속에 컴퓨터기억장치(101.4%), D램(18.9%) 등도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 하락 영향으로 3.3% 떨어졌고, 서비스 물가는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생산 단계별 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5.1%)와 중간재(2.8%) 상승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3%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공산품(7.9%) 급등 영향으로 4.7%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생산자물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월 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향후 물가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향후 물가 흐름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최근 유가는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중동 정세와 미국·이란 간 협상 전개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생산자물가 급등이 일시적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통화정책 대응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