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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 증시의 격렬한 블루웨이브 맞이...주가 급락과 채권가격 급등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11-04 14:07

출처: 워싱턴포스트 선거보도
출처: 워싱턴포스트 선거보도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장 초반 급등하던 한국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약세로 출발한 채권은 주가 급락, 아시아장 미국채 금리 급락을 보면서 급강세로 변했다.

그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국내시장은 거친 반응을 나타냈다.

■ 美중간선거, 이미 민주당 승리 예상이었던 판세

미국에선 11월 3일 중간선거가 진행됐다.

국내시간 8시부터 개표가 시작될 예정이었던 가운데 대부분의 현지 전망은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한다는 것이었다.

칼시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은 민주당의 하원 승리 확률을 90%대 중반으로 상하원 동시 장악 가능성을 70%대 중후반으로 제시했다.

하버드대학 선거모델은 민주당의 하원 승리 확률 96%, 상하원 동시 승리 확률 78%로 제시하기도 했다.

즉 민주당 승리 가능성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었다.

다만 상원에 대해선 누가 장악하게 될지 좀 조심하는 시각들도 적지 않았다.

이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단 한국, 일본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 코스피, 장 초반 급등하다가 폭락

이날 코스피지수는 2.4% 급등한 5,786.13로 출발한 뒤 장 초반 5,800마저 넘어서면서 랠리를 벌일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국 반도체주식이 4일만에 급반등해 한국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 준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2.63% 상승한 1만600.39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하지만 미국발 한국 주식시장의 반사익은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란 소식과 함께 주가는 갑자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블루웨이브 돌풍이 나왔다"면서 "중간선거 개표 진행에 따라 나스닥 선물 등 주식시장 전반이 급락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미국 선거 때문에 장이 엉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조기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 그러고, 예산안이나 부채한도협상 과정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면서 "시장이 안 좋은 것들만 다 반영하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2차전지, 태양광 등 민주당 관련주들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별수 없다. 민주당 압승 기정사실화에 시장 전반이 빠지고 관련 종목들 일부는 웃었다"고 했다.

■ 일본 주가도 폭락...천수답 주식시장, 반도체가 바닥 잡아줘야

이웃나라 일본 주가지수도 급락했다. 니케이225는 장중 4% 넘는 폭락을 나타냈다. 일본 쪽도 주식시장의 거친 반응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표 작업이 진행되는 미 중간선거에 관해 미국 주요 언론은 야당·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파를 탈환할 전망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접전이 이어지는 상원에서도 격전주에서 민주의 의석 획득이 전해지면서 AI·반도체 관련 주에 매도 압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상하 양원에서 인공지능(AI) 규제에 긍정적인 야당·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주식시장이 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 일각에선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 연말까지 미국장은 좋지 않았던 기억을 상기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당시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었다. 이번엔 상하원 둘다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지금으로선 미국장 주식이 빠질 때 덜 빠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장은 이미 천수답이 돼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시장인데, 수급이나 센티가 너무 안 좋으니 안타깝다. 반도체가 빨리 바닥을 잡아줘야 지수가 버틸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다른 주도 섹터가 강하게 치고 나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위안을 찾자면, 전 종목이 다 무너지는 게 아니라 빠지면 수급이 들어가는 섹터가 있어서 희망회로를 돌려본다"고 했다.

■ 채권은, 예상 못한 큰 반사익 취해

국내 채권시장은 블루웨이브 분위기, 그리고 주식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달려나갔다.

국내 채권시장은 장 초반 미국 국채금리 상승, 뉴욕 기술주 반등에 약세로 출발했으나,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 분위기에 주식이 무너지자 분위기를 바꿨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블루웨이브를 반영해 주식이 망가지고 채권은 달려나갔다. 아시아 장 미국채 금리 하락 등을 보면서 장이 너무 강하게 반영하는 느낌도 든다"고 했다.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양호한 구인 데이터 등을 보면서 4.9%대 중후반으로 금리 레벨을 올렸으나, 아시아장에선 4.90%선까지 다시 금리를 뺐다.

이제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할 것으로 보이자 안전자산선호가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보다는 물가가 더 잘 관리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다소 당황스럽긴 하지만 아시아장에서 미국채 금리가 급락하고 국내 주식이 무너지면서 채권도 갑자기 롱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영하는 데엔 수급적 이유가 컸다는 진단도 보였다.

다른 딜러는 "한국 금리가 최근 호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간 숏이 깊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4분기부터 채권시장이 너무 불안했고 숏이 굉장히 깊었다. 오늘도 금리가 많이 빠지지만, 최근 급하게 빠진 데는 수급 요인이 컸다"고 말했다.

■ 지금까지의 개표 분위기는...블루웨이브 확실시

미국 현지시간 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고 상원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화당 강세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 캔자스 등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 전망이 잇따르면서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을 의미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과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이날 개표 결과를 토대로 민주당이 연방 하원 다수당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연방 하원은 전체 435석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최소 218석이 필요하다. NBC는 민주당이 244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민주당은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게 된다.

상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 선거 전문기관 디시전데스크HQ(DDHQ)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을 97%로 제시했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최소 51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화당 강세 지역과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NBC에 따르면 개표율이 96%를 넘어선 가운데 앤드루스 후보는 50.8%를 득표해 그레이엄 후보(47.0%)를 앞섰다. 민주당이 이 지역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민주당 로이 쿠퍼 후보가 공화당 마이클 왓틀리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AP통신이 예측했다. 민주당의 이 지역 상원 선거 승리는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텍사스주에서도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공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탈라리코 후보는 59.2%를 득표해 팩스턴 후보(39.2%)를 크게 앞섰다.

캔자스주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의원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NBC 등 현지 언론이 예측했다. 민주당이 캔자스 상원 의석을 차지하면 94년 만이다.

주요 경합지인 오하이오주에서도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현역 존 허스테드 의원을 앞섰다.

NBC에 따르면 오후 11시13분 기준 개표율 87% 상황에서 브라운 후보는 48.6%를 득표해 허스테드 후보(46.5%)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은 조지아주에서도 존 오소프 상원의원의 재선을 예상하는 AP통신의 당선 예측이 나왔고, 버지니아주에서는 마크 워너 상원의원이 4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기존 의석 방어에도 성과를 거뒀다.

공화당의 상·하원 동반 패배 가능성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며 협력을 고대한다. 아마도 뭔가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화당의 선거 부진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직접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선거 결과 결론은...트럼프의 실패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배경으로는 고물가와 이란전쟁 장기화, 강경한 이민정책 및 관세정책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운영과 조사·소환 권한을 활용해 행정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수 있다.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각종 법안 처리와 고위 공직자 인준 과정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된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지원 확대, 관세 관련 의회 권한 회복, 이란전쟁 중단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과 관련해 어떤 선택지도 미리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요 정책을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민주당의 양원 장악 가능성이 미국 재정정책과 인공지능(AI) 산업 규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추진에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는 가운데 기술주와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선거 결과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편 상원과 하원 모두 개표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의석수와 선거 결과는 공식 집계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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