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시장 약화가 아니라 지나치게 빠르게 오른 물가라고 진단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기술·과학 전문매체 와이어드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산업이나 일자리의 붕괴가 아니다"라며 "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고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싫어한다"며 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현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굴스비 총재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한 주요 동력으로 견조한 소비를 꼽았다. 소득과 임금 상승을 바탕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지출하면서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경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좋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굴스비 총재는 실업률과 채용률, 해고율 등을 근거로 "노동시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채용률이 경기침체의 가장 깊은 시기에 관찰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시에 해고율 역시 이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해고율이 이렇게 낮다면 노동시장이 호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경제 전망을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신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은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에서 미국의 일자리가 2만3천명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후퇴했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5월 4.1%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12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에너지 가격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3명은 25b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이번 영상에서도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견해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미국의 생산성 개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굴스비 총재는 "지난 2~3년 동안 생산성 증가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높아졌다"며 "그것이 지속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