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은 22일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추가 관세 우려,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해 1,480원대에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관련 환전 물량과 수출업체 네고 등 달러 공급이 이어질 경우 장중 상승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482.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0.80원)를 고려하면 전날 서울외환시장 오후 3시30분 기준가격인 1,473.40원보다 9.40원 오른 수준이다.
간밤 달러화는 중동 확전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추가 관세 예고를 반영해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2% 오른 101.18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최근 나흘 연속 상승하며 5월 중순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만날 준비가 될 때까지 우리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 핵시설을 조만간 추가 타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해상 봉쇄 경고로 사우디산 원유를 싣고 홍해를 지나던 유조선들이 항로를 되돌렸다는 소식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02% 오른 배럴당 84.91달러에 마감했다. 9월물 브렌트유는 2.01% 상승한 배럴당 91.01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국 국채금리도 올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4%까지 올라 5월 하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4.63%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수십 개 국가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관세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화 약세도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163.20엔 안팎까지 오르며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163엔선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제약 가능성이 엔화 약세 기대를 강화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일본의 무역수지 부담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반면 뉴욕주식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9%, 나스닥종합지수는 1.29% 각각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21% 급등했고 SK하이닉스 ADR은 13.75% 상승했다.
AI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수급도 환율 상단을 제한할 변수다. 전날 서울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 발행 관련 달러 매도 물량과 수출업체 네고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달러-원은 장중 1,471.10원까지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서울시장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5.00원 내린 1,473.40원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와 정부의 달러 공급 확대 방침도 최근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달러-원이 역외 NDF 상승폭을 반영해 1,480원대에서 출발한 뒤 중동 정세와 미국의 추가 관세 관련 뉴스, 달러-엔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며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국채금리 오름세, 달러인덱스의 101선 회복은 장 초반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163엔을 돌파한 만큼 엔화 약세가 아시아 통화 전반의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 ADR 발행 관련 달러 매도 물량과 수출업체 네고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흐름도 지속되고 있어 달러 공급 우위 수급이 환율 상단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은 역외 상승분을 반영해 1,480원 안팎에서 출발하더라도 장중에는 국내 달러 공급과 외국인 주식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동 지역 긴장이 한층 고조되거나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와 관련한 추가 발표가 나올 경우에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