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기반으로 한 장기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4% 가까이 급등했다. 스마트폰 중심 사업구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반도체 등으로 사업 다각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퀄컴은 25일(현지시간)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2029 회계연도 비(非)스마트폰 사업 매출 목표를 40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목표였던 220억달러보다 82% 상향한 수준이다.
회사 측은 같은 해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목표도 150억달러로 제시했으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달러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5.26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퀄컴은 이날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드래곤플라이 C1000(Dragonfly C1000)'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AI 에이전트 구동에 최적화된 저전력 고성능 프로세서로, 메타가 2028년 양산에 들어가면 이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한 AI 칩과 다수의 칩을 하나로 연결하는 제품 등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로드맵도 함께 공개하며 엔비디아와 AMD가 주도하는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임을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기술과 자산을 꾸준히 축적해 왔으며 이제 데이터센터 사업의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퀄컴은 스마트폰과 엣지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이미 거의 모든 하이퍼스케일러와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존 협력 관계와 기술력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의 강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자동차 사업 전망도 상향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주 잔고(디자인윈)는 기존보다 확대된 65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29년 자동차 사업 매출 목표는 100억달러로 높였다.
아울러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듈러(Modular)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모듈러는 다양한 반도체 아키텍처에서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로, 퀄컴은 해당 기술이 엔비디아의 CUDA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와 모뎀 사업이 여전히 핵심이지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AI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로봇 등 고성장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스마트폰과 PC용 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이 전력 효율성이 핵심인 AI 데이터센터에서도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퀄컴 주가는 정규장에서 투자자 설명회를 앞둔 관망세 속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기 성장전략과 공격적인 실적 목표가 공개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우리 시간 기준 오전 7시 42분 현재 퀄컴 주가는 정규장 종가 대비 13.89% 급등한 224.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