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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450원 넘어선 달러/원...원화 흔들리자 주식·채권 등 한국증시 경계감 지속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11-07 14:07

자료: 7일 장중, 그리고 최근 달러/원 움직임...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7일 장중, 그리고 최근 달러/원 움직임...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달러/원 환율이 1,450원선을 넘어서면서 증권시장의 '외환시장 경계령'도 이어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3시30분 종가 기준으로 9월 25월 1,400원을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날 장중엔 1,450원도 뛰어넘었다.

일각에선 환율 1,500원을 향해 가는 반환점을 돌았다면서 경계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주식, 채권 등 한국 증시는 외환시장의 비디시한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달러/원이 대체 어느 선까지 올라갈지 주시하고 있다.

간밤 미국의 고용 데이터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뒤 뉴욕 주가가 속락하고 미 국채가격은 올랐지만 국내에선 증권시장 전반에 걸쳐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 미국 예상치 못한 해고 건수...주식 속락, 채권 속등

간밤 미국에선 대규모 감원이 확인됐다.

미국에선 지난 10월 한 달 동안 15만명이 넘는 인원이 일자리를 잃으며, 10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원이 발생했다.

인공지능(AI) 확산, 정부 셧다운 장기화, 소비 위축 등이 맞물리며 노동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6일 미국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CG&C)에 따르면, 10월 미국 내 감원 규모는 15만3,0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만4,064명) 대비 183%, 전년 동월 대비 175% 증가한 수치다. 10월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이며, 연간 기준으로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AI 확산으로 인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특히 기술 부문에서 3만3,281명이 해고돼 9월의 거의 6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소비재 부문 감원도 3,409명으로 급증했다. 정부 셧다운의 직격탄을 맞은 비영리단체 부문 역시 올해 들어 2만7,651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전년 대비 419% 증가했다.

CG&C의 앤디 챌린저 CRO는 "2003년과 마찬가지로 파괴적인 기술이 산업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면서 "고용 창출이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시점에 대규모 감원 발표가 이어지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기간 과잉 채용했던 일부 산업이 조정을 겪고 있는 가운데, AI 도입 가속화와 소비·기업 지출 둔화, 비용 상승이 맞물려 채용 동결과 해고를 촉진하고 있다"며 "최근 해고된 인력은 재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노동시장 이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누적 감원 규모는 약 110만명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치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분기 기준 최대 감원 규모로 집계된 것이다.

특히 이번 수치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고용통계 발표가 중단된 상황에서 노동시장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민간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단 뉴욕 주가는 하락하고 국채가격은 속등했다.

간밤 뉴욕 나스닥은 445.80포인트(1.90%) 내린 2만3053.99를 기록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50bp 하락한 4.0810%를 기록하면서 다시 4.0%대로 진입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0% 낮아진 99.70에 거래됐다. 하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화는 강해지지 못하고 더 약해졌다.

■ 주식은, 외국인의 대대적인 매도로 환율 급등하자 긴장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여태 본 적이 없는 규모로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11월 첫 주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역대 최대규모로 한국 주식을 파는 모습을 보고 있는 중이다.

외국인은 3일(월) 7,964억원을 순매도해 만만치 않은 장을 예고했다. 4일엔 2조 2,349억원을 순매도해 투자자들을 놀래키더니 다음날엔 2조, 7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6일엔 외국인이 순매도 규모를 줄이긴 했으나 역시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감행했다.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4영업일간 무려 6조 8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 공세를 환율 상방을 더욱 자극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주에만 외국인이 주식을 7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고 하니 놀랍다. 이런 분위기로 환율이 뛰자 주식시장 경계감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후 이날 7일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장중 순매수를 기록하다가 다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순매도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다만 주가지수는 장중 100p 넘게 빠지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다.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선 환율 1,400억원의 고착화 가능성 등도 거론하면서 외국인 매매자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환율이 하락하면서 주식이 강해지는 게 일반적으로 패턴이지만 이젠 1,400원대 환율에 안착하는 것 같다"면서 "한미관세협상의 연간 200억불 현금투자 등도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침 어중이떠중이들이 지수 5천, 6천, 7천5백 등을 불러젖힐 때에 맞춰 주가가 폭락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떨어져서 상당히 과해 보이는 움직임이지만 최근 나온 급격한 차익실현, AI 버블 우려 등으로 심리가 일단 금이 갔다"면서 당분간 조심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예상치를 상회한 해고 건수에 밀렸다. 지금은 'Bad is Bad'인 국면"이라며 "빅테크 위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되며 주가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시장에선 외국인 매도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형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 4천이 다시 무너졌다"고 밝혔다.

■ 채권은, 주가 빠져도 환율 높으면 반사익 취하기 어려워

채권시장은 최근 주가가 폭락할 때 반사익을 취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최근 주가가 차익실현 등으로 급락했지만 고환율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긴장한 것이다.

일단 채권시장에선 주식의 큰폭 조정에도 불구하고 환율 문제 등으로 11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내려놓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은행은 서울 집값과 달러/원 환율 급등 등 금융안정 이슈를 내세워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특히 달러/원은 이날 1,450원선을 넘어서 '그간 말로만 얘기하던' 1,500원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키웠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주가가 폭락했지만 환율은 계속 고공행진 중"이라며 "이 정도 환율이면 주식이 망가지더라도 한은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채권시장엔 손절, 그리고 추가 손절에 대한 경계감이 커 호재도 잘 먹히지 않는다. 금리 자체야 메리트가 커 보이지만 당분간 더 조심해야 할 때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1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물가가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지만(연말연초 CPI 상승률 2% 내외 예상), 환율이 지금처럼 높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혹시 유가가 뛰기라도 하면 금리를 올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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