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이 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소화하면서 전날 급등세에서 벗어나 상승폭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케빈 워시 의장의 발언이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점은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다만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달러선물 순매수로 확인된 달러 매수 수요와 국제유가 상승세는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6시 기준 전 거래일 서울장 종가(1337.70원)보다 4.30원 오른 13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4시간 전인 28일 오전 6시 종가(1327.00원)와 비교하면 15.00원 상승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41.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0.8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장 현물환 종가보다 5.00원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날 환율은 1340원대 초반에서 상승 출발한 이후 글로벌 달러화 흐름과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을 확인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의 대규모 달러선물 순매수, 숏커버 수요가 맞물리면서 14.00원 급등한 1337.70원에 정규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42.40원까지 상승했지만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차익실현성 매도세가 출회되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외국인은 달러선물시장에서 장중 약 14만계약을 순매수하며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간밤 뉴욕시장에서는 FOMC 결과 발표 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10명이 동결에 찬성했고 2명은 25bp 인상을 주장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9월 금리 인상 이후 일부 기업과 가계의 금융·신용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반적인 금융여건을 긴축적인 수준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추가적인 경제지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는 12월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부터 FOMC의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시장은 이러한 발언을 추가 긴축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달러인덱스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이전 102.4선을 웃돌다가 장중 102.0선 부근까지 하락했다. 뉴욕장 후반에는 102.1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도 하락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5.0%를 웃돌면서 장단기 금리 흐름이 엇갈렸다.
다만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25bp 인상 가능성을 약 85%로 반영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 역시 원화에는 부담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2.96% 오른 배럴당 102.7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1.3% 상승한 115.32달러에 거래됐다.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고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은 달러/원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반면 국내외 주식시장 강세와 월말 네고물량은 환율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다우지수가 0.19%, S&P500지수가 0.28%, 나스닥지수가 0.27% 각각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75% 올랐으며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13.30% 급등했다.
전날 코스피가 6%대 급등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원화 강세 기대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뉴욕 주식시장 마감 이후 알파벳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한 점은 기술주 투자심리의 변수로 남아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FOMC 이후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월말 네고물량 등이 상승 압력을 완화하면서 전날 급등세를 일부 되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국인의 달러선물 매수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여전해 하방 경직성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환율은 1340원선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과 국내 주식 움직임에 연동해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