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6월 생산자물가가 10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다만 중동 전쟁 이후 상승한 에너지·원자재 가격의 2차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6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30.03(2020=100)으로 전월(129.98)과 비교해 보합(0.0%)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 연속 상승한 뒤 처음으로 오름세를 멈췄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6% 상승해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이는 2022년 7월(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두드러졌다. 공산품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5.3%)과 화학제품(-1.8%) 가격이 내린 영향이다. 세부적으로는 나프타(-23.5%), 제트유(-23.4%), 에틸렌(-18.9%), 폴리에틸렌수지(-10.2%)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2.4% 상승했다. 컴퓨터기억장치가 10.3%, 공업계기가 18.2% 오르는 등 반도체 관련 품목의 강세가 이어졌다.
농림수산품은 축산물을 중심으로 0.7% 상승했다. 돼지고기가 전염병 영향으로 4.3% 올랐고,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영향으로 1.0% 상승했다. 서비스는 코스피 상승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증가로 금융·보험서비스가 2.5%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0.2% 상승했다.
국내 공급 단계의 물가 압력은 여전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 대비 13.2%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2년 7월(14.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이 각각 2.4%, 2.9%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출하와 수출품을 모두 반영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17.6% 상승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수출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생산자물가의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소비자물가 부담은 아직 완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오름세는 멈췄지만 중동 전쟁 이후 상승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에너지 이외 품목에도 반영되는 2차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는 1~20일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 대비 10.0% 하락하고 항공 유류할증료도 인하되는 등 하방 요인이 있는 반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등 상방 요인도 공존하고 있다"며 "향후 생산자물가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