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6개월 만에 통화 긴축 사이클을 재개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견조한 성장세와 금융안정 리스크 확대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올렸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동결 기조를 마무리하고 긴축 국면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코스콤 CHECK POLL에서는 응답자의 51.5%가 이번 금통위에서 25bp 인상을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을 계기로 7월 금리 인상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왔다.
금통위가 긴축 카드를 꺼낸 가장 큰 배경은 높아진 물가 압력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0%를 크게 웃돌았고, 생활물가 상승률도 3.4%를 기록하는 등 체감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수요 측 물가 압력이 겹치면서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률이 3%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경기 여건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고,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평균 전망도 3.0%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평가다.
금융안정 측면의 부담도 커졌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1,480원대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금리 인상이 물가와 금융불균형을 완화하고 원화 가치 안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심은 이번 인상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올해 8월 또는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으며, 내년까지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현송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결정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