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다만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공급 기대와 외환당국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2시 50분 현재 전 거래일 서울장 종가(1,501.40원)보다 4.60원 오른 1,50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이날 1,498.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1,497원대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미국의 대이란 추가 공습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 안팎 급등하고 달러인덱스(DXY)가 101선으로 올라서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도 달러-원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층 강해졌다.
코스피는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며 올해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오후 들어 6,80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13%대와 9%대 급락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이어졌다.
다만 환율은 주식시장 충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약 265억달러가 이달 하순부터 국내 투자에 사용되면서 원화 환전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조선·중공업 업체들의 선물환 매도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외환당국이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점도 추격 달러 매수를 제약하는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은 162엔 안팎에서 움직였고,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6.78위안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국내주식 급락 등을 감안하면 달러-원은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서도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 달러 공급 기대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외환당국 경계감이 여전히 강해 1,510원 이상에서는 상단이 무거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 등을 주시할 것"이라며 "대외 불안으로 상승 압력은 이어지겠지만 실제 달러 공급 물량이 확인되는 시점마다 환율이 되밀리는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