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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빅테크 장기 AI 채권 매도세…AI 인프라 투자 장기 수익성 의구심 - FT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6-07-13 08:23

(상보) 빅테크 장기 AI 채권 매도세…AI 인프라 투자 장기 수익성 의구심 - FT
[뉴스콤 김경목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장기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데다 현재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설비가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진 영향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만기가 10년 이상인 AI 관련 회사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해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스페이스X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 금리는 발행된 지 2주도 지나지 않아 6.7%에서 7.3%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아마존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가 발행한 회사채 금리는 신용등급과 만기가 같은 다른 우량기업 채권보다 평균 약 0.6%포인트 높게 형성됐다.

투자자들이 AI 관련 기업의 장기 채권에 대해 다른 업종보다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FT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단기 채권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장기 채권에서는 약세가 뚜렷하다며, 투자자들이 AI 산업의 단기 성장성보다는 장기 투자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블라인의 마리야 엔티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시점의 위험을 감수하는 쪽을 선호한다”며 “30년 만기 채권에 투자할 때는 수익 구조와 장기 전망이 확실한 기업을 원하지만 AI 설비투자의 장기 수익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경우 현재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설비가 예상보다 빠르게 구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그룹의 프라모드 아틀루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장기간 자금을 빌려주는 것은 위험하다”며 “10년 뒤 이 산업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다양한 통화로 발행된 AI 관련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는 2천7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액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기업들의 자체 현금 창출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커지면서 빅테크의 외부 차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자본지출 비율은 2021년까지 30% 안팎에 머물렀지만 올해 약 70%로 높아졌고 내년에는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지난 7일 AI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추가 발행했다. 다만 장기물 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아마존의 5년 만기 채권에는 30년 만기 채권보다 약 20% 많은 주문이 몰렸다. 30년물 금리는 6.1%를 웃돈 반면 5년물 금리는 4.8% 수준에 머물렀다.

신규 채권 전체 주문 규모도 600억달러를 소폭 웃도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아마존의 회사채 발행 당시 1천200억달러가 넘는 주문이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투자 수요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재너스헨더슨의 존 로이드 멀티섹터 신용투자 글로벌 총괄은 “많은 투자자가 이미 AI 회사채에 상당한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아마존의 신규 채권을 담으려면 기존 하이퍼스케일러 채권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 채권을 보유할수록 기술 노후화와 기술적 파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신규 채권에 투자하려면 가격 할인과 추가 수익률 등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빅테크들이 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인프라의 경제적 수명이 짧다는 점도 장기 채권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AI 반도체와 서버는 통상 2~3년마다 교체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 역시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규모 개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차입 기간은 20~30년에 이르지만 투자 자산의 기술적 수명은 훨씬 짧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이미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술기업에 크게 노출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도 같은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추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단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장기 AI 회사채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기준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단기 국채를 선호하고 있다.

한 투자등급 회사채 신용분석가는 “미국 단기 국채만으로도 매력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더 많은 장기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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