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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문재인의 '부동산 무지' 이어받은 이재명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6-09 13:31

사진출처: 청와대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콤 장태민 기자]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들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동산 때문이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재명 대통령도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다'면서 추가적인 서울 집값 급등은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 대통령이 그간 지속적으로 서울 집값 하향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 이재명의 부동산 '자화자찬'...문재인의 '자화자찬' 떠오르게 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상승 압력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욕을 먹는다. (부동산 정책) 50%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부동산 때문에,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차라리 많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현재 서울에선 부동산 매매가격, 전세가격, 월세가격이 전부 급등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잘했다'고 하니 듣는 상당수 서울 시민들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올해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 시장을 눌러 놓지 않았다면 집값이 더 뛰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동산에 대해 무지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없을 수가 없었다.

■ 이재명의 부동산 인식, 문재인의 재림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현재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는 안정화 추세에 있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당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무주택자들을 '멘붕'에 빠뜨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거론하니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필자도 당시 TV를 보다가 '뭐지?' 할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말해 듣는 사람들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당시 서울 집값이 너무 뛰어 상당수 무주택자들은 아우성 중이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마치 자신이 칭찬을 받을 정도로 정책을 잘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동산 상황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벌거벗은 임금님'이었다.

집값 폭등은 2019년이 끝이 아니었다. 2020년과 2021년 한국 주택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집값이 폭등(금액기준)해 버렸다.

당시는 한국 경제사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계급 고착화가 일어난 시기로 기록돼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발언하자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

대통령의 '투기꾼 타령' 역시 문제의 본질을 전혀 잘못 짚은 것이었다.

■ 문재인·이재명의 투기꾼 타령...'진짜 무서운 자'들은 투기꾼 아니라 실수요자

이재명 대통령은 투기꾼들이 집값을 급등시키는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보수 정부에선 부동산이 안 오르다가, 쌓이고 쌓여서 개혁정부가 들어서면 집값이 올라간다. 제일 심각한 게 부동산 투기"라며 "이러면 아무도 일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은 남탓을 하면서 '부동산 투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통념과 달리 현재 집값 급등과 관련해서 '가장 위험한 시장 참가자'는 실수요자(!)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주체는 다주택자, 갭투자가 아닌 30대 등 '실수요자'였다.

지금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사기도 어렵고 갭 투자도 막혀 있다. 그런데도 서울 집값은 무섭게 뛰고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청년층이 부모의 재산, 정책금융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서울의 상대적으로 싼 지역 집값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 서울 하급지의 상징인 노도강금관구 집값이 급등한 이유는 '서울에서 쫓겨나기 싫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싼 하급지 주택을 매매했기 때문이다.

등기 정보를 보면 대통령 주장과 달리 실수요자가 집값 급등의 '주범'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 매수인 중 30대 비중이 50%를 넘는 역대 최대로 나온다. 20대 매수인까지 합산할 경우 서울에서 생애 첫 집을 산 사람 3명 중 2명(68%)은 2030 젊은 층이었다.

서울 주택시장은 이미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이며, 실수요자는 투기꾼 이상으로 집값을 쳐올리는 '무서운' 존재들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투기꾼 타령'은 부동산 시장을 전혀 몰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매특허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19일 문제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을 잡지 못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면서 가격 상승의 원인을 공급 부족이나 과도한 유동성이 아닌 '투기 세력' 탓으로 몰았다.

가격이 계속 오르면 더 강한 규제로 묶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그 결과 2020년~2021년 서울 아파트값은 2019년을 넘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 없어지는 전세, 무너진 주거 사다리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가들은 전세에 대해 사실상 한국에만 있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는 특히 정책적으로도 토허제 확대 등을 통해 전세 소멸을 부추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는 사라지는 중이라며 '안타까워 하지도' 않았다. 소멸 중인 전세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세는 특이한 금융기법이며, 사라지는 추세"라며 "전세 대출을 많이 해 준 게 집값 상승의 원인이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그러다보니 전세 사기도 생겼다. 집값 1억, 전세 1억2천 이렇게 해서 사기꾼에게 기회도 생겼다"면서 전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는 전세 폭등의 원인이 아니다"라며 "좋은 품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한국인들은 오랜 기간 다른 선진 경제권에 비해 '싼 임대료'를 주고 살 수 있었다. 이는 다른 나라에 없는 전세와 월세가 서로 경쟁을 하면서 임대료를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전세 없애기' 정책 덕분에 한국의 무주택자들도 이젠 '어엿한 선진국'처럼 제대로 임대료를 물고 살아야 한다.

서울도 세계 최고의 도시 미국 뉴욕처럼 맞벌이 부부 중 한 사람의 월급으로도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게 정녕 이 정부가 원하는 것인가.

정부 정책 덕분에 전세가 사라지면 한국의 임차인들은 제대로된 월세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 단순한 전세 산수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

대통령의 전세에 대한 인식은 잘못됐다.

다주택자들은 전세 물량의 공급자다. 민간에서 전세 물량 90%를 공급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를 악마화하면, 대체 누가 전세를 공급한다는 말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그러나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고 이를 무주택자가 사면, 공급이 1개 줄어드는 동시에 수요도 1개 줄어들므로 전체 수급은 '똔똔'(산술적 제로)이 돼 시장이 안정화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이는 매매시장과 임대차시장의 유기적인 역학 관계를 간과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오판'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서울대 경제학과의 유명 교수 이준구 등이 이런 주장을 펼쳤지만 '폐쇄적 시장'을 가정한 멍청한 논법일 뿐이다.

가구는 계속해서 분화되는 중이며, 여차하면 지방 사람들이 서울에 집을 마련하려고 한다.

무역으로 먹고 산다는 나라 공무원과 일부 대학교수가 '개방 시장'을 생각조차 못하고 단순 산수에 함몰되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서울 주택 수요자 총수가 고정돼 있지 않다. 매년 결혼, 분가, 지방 인구의 서울 상경 등으로 인해 새로운 무주택 실수요가 유입된다.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올라가면서 '외국인'마저 가세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다주택자는 본인이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전세나 월세 형태로 시장에 제공하던 '임대 공급 주체'다. 서울 시장은 지금 이들이 제공하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무주택자가 이를 사서 실거주 위주의 시장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면 임대차 시장(전·월세)에서는 공급 물량이 확정적으로 1개 사라지게 된다.

매매 시장은 일시적으로 유지가 될지 몰라도 전세 시장은 매물 잠김 현상이 극대화되면서 전세 가격 급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 전세 포비아, 결국 서울 전지역 집값 올리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최근 전월세 대란이 서울 변두리 주택 매수로 이어졌다.

그런데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사는 사람들 중엔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등을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전세 가격이 폭등하자 차라리 최대한 돈을 빌려 집을 사자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리고 최근 주거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생존형 주택 매수'가 서울 하급지 주택가격 급등을 이끈 주된 요인이었다.

특히 30대 실수요자들은 신생아 특례대출, 신혼부부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규제에서 제외된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집을 샀다.

서울 내 웬만한 신축 분양가는 20억을 넘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나마 물량도 없다. 또 가점제 위주의 청약 시장에서 2030세대의 당첨 확률도 거의 없어졌다. 결국 살 수 있으면 사야 했다.

분양평가회사인 ⁠리얼하우스가 2026년 6월 8일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의 전용 84㎡ 평균 분양가격은 21억 3,608만원(직전 12개월 이동평균!)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국 '실수요자들' 사이에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서울에 집을 못 산다는 포모(FOMO) 심리가 퍼지면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사는 게 합리적인 시장이 됐다.

서울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다주택 양도세 재규제 직전 다주택자들이 서울의 저가 주택을 내놓고 이매물을 무주택자들이 샀다. 이후 이런 물량들이 소진되고 물량이 잠기자 임차인들 사이에 공포가 퍼져 서울 외각 집값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강남 권역 등 비싼 지역 주택의 상당수는 급매보다는 세대 분리 후 증여로 이어졌다. 증여 매물이나 가족간 거래의 가격 하락 매물은 집값이 빠지는 것과 같은 착시효과도 일으켰다. 결국 서울 집값은 제대로 안정된 적도 없고 지금은 전역이 다시 뛰는 중"이라고 했다.

■ 다주택자 규제로 인한 극심한 '주택시장 양극화'...이제 정책효과에 따른 '서울 전지역 집값 급등'


문재인 정부 때부터 10년 째 이어지고 있는 '다주택자 억압 정책'은 세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그 결과 서울과 지방 양극화, 서울 내 양극화 등 주택가격 양극화가 달성됐다.

다주택자 규제와 세제 압박을 강화하면,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 때 강남 등 핵심지의 고가 주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방이나 서울 외곽(노도강금관구 등)의 중저가 주택부터 처분했다.

결국 비선호 지역의 매물만 늘어나고 핵심 지역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 극심화됐다. 서울 핵심지 집값은 규제와 상관없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자산 양극화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임차인 갈구기 정책'을 통해 서울 외곽 집값 급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서울 사수' 의지가 서울 외곽 집값마저 부풀렸다.

지금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가들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뛰는 게 아니라, 정부의 집값 띄우기 정책 '덕분에'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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