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5일 "지금은 저유가 공포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지만 향후 늘어날 유동성 효과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EIA 측은 올해 4/4분기 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로 하락해 내년에는 40달러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단 미국 에너지정보국의 전망에 따라 유가 하락 기대감이 영향을 받고 있다.
최 연구원은 "올 연말과 2026년 12월 OECD 석유 재고 전망치는 이전보다 각각 +0.56억배럴과 +1.13억배럴로 상향 조정했다"면서 "비카르텔 국가들(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이 공급을 늘린 상황에서 당초 계획보다 빨라진 OPEC+의 증산이 재고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OPEC+의 공급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내년 중반까지 +220만b/d를 단계적으로 증산할 계획이었으나 불과 6개월 만에 조기 달성했다. 추가 증산 여력 역시 충분하다"면서 "이번 증산은 OPEC+ 내 8개국이 2023년 11월에 자발적으로 감산한 것을 되돌린 것으로 아직 미복원된 것만 +365만b/d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중 2023년 4월에 자발적으로 감산한 +165만b/d은 내년 1/4분기경 증산 예정이지만 이번처럼 언제든 조기 증산될 수 있다고 했다.
9월 OPEC+ 회의(9/7)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날 OPEC+의 유가 압박은 내년 공급 여력을 소실 시킨다. EIA의 주장과 달리 2026년 40달러대로의 추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OPEC+는 분명 추가 증산 여력을 갖고 있으며, 당초 계획상 이번 증산된 것을 제외하면 약 +219.2만b/d가 즉각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문제는 OPEC+ 측에서 남은 감산분을 연내 복원(증산)한다면 시장은 오히려 내년에 추가 증산 여력이 없다는 점을 파고들 수 있다"면서 "또한 지금의 낮은 유가가 비카르텔 국가들의 내년 공급을 틀어 막을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국 셰일 기업들의 기존 유정당 유지 비용은 배럴당 41달러로 현 유가와 비교하면 플러스(+)를 유지 중이지만 신규 유정당 개발 비용과 비교했을 때는 위태롭기 그지없다고 했다.
그는 "BEP가 비교적 낮은 브라질과 노르웨이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주요 공급자인 미국과 캐나다는 사실상 신규 유전 개발이 제한된다. 그렇다면 내년 비카르텔 국가들의 공급은 EIA의 주장보다도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팽창하는 유동성, 공급 과잉 우려보다 유동성을 후행할 것이란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내년 40달러대 저유가 국면이 한층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는 지양할 것을 권고한다"며 "오늘날 증산과 유가 하락은 내년의 공급을 고민하게 만들며, 특히 풍부해질 유동성 환경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실물 자산인 원유는 다른 원자재처럼 유동성을 후행한다. 그 동안 PBOC와 ECB를 중심으로 풀렸던 유동성은 이제 FED(정책금리 인하+SLR 규제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글로벌 유동성 지수를 9개월 후행하는 유가에는 매력적인 방향이 제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점에서 유가는 올 연말까지 상단이 제한되겠지만 내년에는 점진적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