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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말 채권장, 외국인 선물매매가 가격 좌우...최근 두드러진 외인 현물매수도 주목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12-03 14:44

자료: 2시4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40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에 따라 등락하고 있다.

12월 엷은 연말장세를 맞아 국내 투자자들의 의욕이 떨어진 가운데 이제 외국인 선물매매가 금리 움직임을 좌우하는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어제도, 오늘도 최근엔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중"이라면서 "오늘은 외국인이 3선, 10선 모두 1만개 이상 대거 순매도하면서 금리를 올리는 중"이라고 했다.

■ 연말 장세, 로컬 전의(戰意) 약화되면서 외국인 영향 돋보여

전날 채권시장은 1,470원을 웃도는 환율 등을 보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이 선물매수를 통해 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버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8,112계약, 10년 선물은 512계약을 순매수했다.

금리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최근 손절 등으로 수급 충격을 입은 국내 투자자들이 연말 장세를 맞아 먼저 나서긴 힘든 상황이다보니, 외국인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힘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평가도 이어졌다.

전날 만만치 않은 장 초반의 약세 분위기가 일본 금리 반락, 달러/원 환율 장중 하락 전환,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 선물매수로 분위기가 바뀌자 투자자들 사이엔 외국인 주도권을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국내 투자자들이 상당 부분 전의를 상실해 버린 상황으로 본다"면서 "그러다 보니 외국인에 더욱 끌려가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 연말 채권장세, 외국인 주도권 가져와

그간 고환율과 서울 집값 상승 등 금융안정 요인들은 채권시장을 옥죄는 요인이 됐다.

이후 11월 하순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가 매파적인 발언을 거듭하면서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깊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금리가 오른 뒤 '여전한 악재' vs '금리 메리트'가 부딪히는 국면이 됐다.

하지만 손절 등으로 수급이 꼬인 뒤 로컬 투자자들의 매매 의욕이 저하된 상황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금은 답이 없는 갑갑한 장세"라며 "이에따라 외국인 선물 매매 대로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 증권사 딜러는 "전날엔 의외의 강세장이 초래됐다. 가격 매력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사니까 쉽게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현재의 연말장은 국내기관의 힘으로는 장을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돼 버렸고 외국인이 주도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통위 이후 외국인이 더욱 주도권을 잡았다. 모든 채권의 캐피탈 게인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갔고 국내 기관은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날은 외국인이 3년 선물과 10년 선물을 대규모로 양매도 하면서 채권가격을 하락시키고 있다.

다만 지금은 특정 방향성보다 외국인 '입맛'에 따라 가격변수가 흔들릴 수 있는 국면이란 점을 감안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딜러는 "지금은 가격 메리트도 커져 있기 때문에 외국인 별 이유 없이 당기면 10bp도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연말장을 끌고 갈 것으로 봤다.

■ 내년 WGBI 편입 앞두고...최근 외국인 대규모 현물매수도 주목

외국인 선물 매매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외국인의 현물 매수도 돋보였다.

2025년 마지막 달 첫 거래일과 두 번째 거래일 외국인은 대규모로 현물 채권을 샀다.

외국인은 1일 국고 25-6호(27년 9월) 4,719억원, 25-5호(35년 6월) 3,030억원, 25-4호(28년 6월) 2,459억원을 매수하는 등 현물채권을 대거 샀다.

2일에도 국고채 1.2조원, 통안·금융채 4천억원 남짓을 순매수했다. 전날엔 국고 25-7호(55년 9월) 3,374억원, 25-5호(35년 6월) 2,710억원 등 긴 채권을 매수했다.

외국인 이틀 연속 하루 1.6조원 넘는 대규모 순투자를 기록한 것이다. 그 전날인 11월 마지막 거래일에도 외국인은 1조원 가까이 사는 등 계속해서 현물을 담았다.

오늘은 외국인 현물 매수가 쉬어가는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외국인 현물채권 매수는 11월부터 크게 두드러진다.

지난 10월 외국인은 2.3조원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만기 등으로 1.89조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11월엔 20.7조원에 달하는 대모의 순매수(19.3조 순투자)를 기록했다.

코스콤 CHECK(3275)를 보면 외국인 순투자는 8월 -0.4조원, 9월 +4.5조원, 10월 -1.9조원을 기록한 뒤 11월 19.3조원으로 급증했다.

E 운용사 매니저는 "연말을 맞아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최근 외국인이 현물을 대거 사고 있어 주목을 끈다"면서 "외국인 현물 매수가 장을 지탱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D 딜러는 "외국인 현물매수 관련해선 WGBI 관련 빌드업 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 지표 25-5가 유독 강한 게 이상했으며, 종목간 스프레드를 안 보고 막 사는 행태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일단 종목간 스프레드, 선물 저평 등을 감안하지 않고 10년 지표, 30년 지표 위주로 사는 것을 보니 인덱스 자금으로 추종된다. 물론 10년선물을 매도하는 외국인은 투기세력으로 본다. 다른 두 세력이 선물, 현물에서 각각의 플레이를 펼치는 가운데 10선 저평이 만기를 코앞에 두고 25틱이나 벌어지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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