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환율 급등, 기준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 속에 채권시장 손절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더욱 올랐다.
전날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이날 다시금 매수 강도가 주목 받았으나, 이날 장중 다시금 매수세의 취약성이 도드라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손절 장세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강화됐다.
■ 불안한 크레딧 채권...채권시장 전반의 흔들림으로 이어져
12일 신용채권이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채권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가격 메리트나 저가매수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보였지면 크레딧물들이 흔들리자 매수 심리는 차갑게 식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 은행채 발행이 민평대비 오버5 정도로 발행되면서 심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크레딧이 다시 불안정하니 국고로 그 불안이 옮겨 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장에서는 크게 벌려고 하면 안 된다. 가격의 기술적 반등이야 나올 수 있겠지만 반락시 전저점을 이탈 안 해야 안정으로 가는구나 하고 짐작해 볼 수 있다"면서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장세"라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금리가 크게 뛰면서 저가매수들도 들어오는 듯 했으나 결국 높은 환율이 문제인 상황"이라며 "한은이 얘기한 서울 집값과 환율이 가시적인 안정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결국 저가매수가 힘을 받는데 한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결국 손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 혼란스런 와중의 총재 외신 인터뷰
채권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와중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하면서 채권 투자심리에 더욱 스크래치를 냈다.
이창용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의 타이밍·폭·방향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 최근 외환시장이 불확실성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 등도 거론했다. 원화 약세의 상당부분은 대외요인 때문이며, 환율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개입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11월 금통위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채권시장에선 심리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이 나와 심리에 더욱 흠집을 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한은에서 총재 외신 인터뷰 때문에 장이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심리는 (총재 인터뷰로) 더욱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 추가 손절 걱정하는 시장...단순매입 필요성 등 거론
A 딜러는 "이제 채권투자 심리는 더 무너졌다. 이런 식이면 막가파식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면서 "손절장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순매입 등 한은의 결자해지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진단도 보인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금리 레벨만 보면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하는지 마는지가 별로 안 중요할 것 같은데, 다들 남들이 손절할까봐 걱정이 많다보니 별것 아닌 얘기에도 시장이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반복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의 의도와 다르게 시장이 흘러가면 통화정책 경로의 정상화 차원에서라도 개입이 있을 만한데 별다른 반응이 없어 시장 혼란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결국 시장이 패닉으로 가고 있다. 한은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단순매입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도 "결국 손절이 많이 나왔다. 이러면 내일 또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혹시 미국금리가 내려가서 아침에 강하게 시작하더라도 또 밀릴 수 있다. 마지막 롱 스탑 물량까지 토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요일 50년 입찰 관련 장기물 헷지도 해야하고 이래저래 재료들이 좋지 않다. 당분간 금리 레벨같은 건 잊어야 한다. 정부가 환시장에 개입해 몇십원이 빠지면서 1,450원 밑으로 내려오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지만, WGBI 때문에 환 개입도 한계가 있을 듯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