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 주가가 11일(현지시간) 16% 급락했다. 이 종목 주가는 전장 종가보다 16.31% 급락한 88.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 인트라토 코어위브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데이터센터 개발 지연 문제를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잠재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트라토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번 분기에서 모든 부분이 계획대로 진행됐지만, 단 한 곳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지연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의 데이터센터 공급업체’에서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CNBC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텍사스,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등 여러 지역의 시설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들 모두가 코어위브가 인수 시도했던 코어 사이언티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트라토 CEO는 해당 업체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양사는 오랫동안 인프라 구축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어위브는 올해 초 약 90억달러 규모로 코어 사이언티픽 인수를 추진했으나 주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날 코어 사이언티픽 주가도 10% 하락했다.
인트라토 CEO는 전날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문제는 하나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것이며 코어위브는 총 41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틴 아그라왈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연은 단일 데이터센터 공급 파트너로부터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코어위브는 이번 분기 매출 1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5억8390만달러) 대비 134%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25 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는 50억5000만~51억5000만달러로 하향 조정, 시장 예상치(52억9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인트라토 CEO는 “3분기 중 시설 지연이 명확해졌다. 코어위브는 자체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시설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사태가 백로그(수주 잔고)나 계약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어위브는 최근 몇 달간 초대형 AI 기업들과의 대규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업계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9월에는 메타(Meta)와 142억달러 규모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 계약을 맺었고 며칠 뒤에는 오픈AI와의 계약 규모를 224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데이터센터 지연 사태와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인해 AI 인프라 성장주로서의 기대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코어위브가 “과열된 AI 인프라 투자 경쟁 속에서 실행력 리스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