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이 4일 오후 달러 매도 우위 수급에 낙폭을 빠르게 확대하며 1,351원대로 내려섰다.
오전에는 저점 매수와 역외 숏커버에 힘입어 1,359원대까지 반등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달러선물 순매도가 확대되고 수출업체 네고 등 오퍼 물량이 우위를 보이면서 다시 급락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19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일 서울장 종가인 1,359.30원보다 7원 넘게 하락한 1,351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같은 시각 매수호가는 1,351.50원, 매도호가는 1,352.00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오후 2시19분께 1,351.45원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날 달러-원은 1,358.50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355.3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저점 매수와 숏커버가 유입되면서 오전 10시5분께 1,359.55원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다시 방향을 아래로 틀었다.
특히 오후 들어 달러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1,355원선이 무너진 뒤 낙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오후 1시55분께까지만 해도 환율은 1,354.50원 부근에서 연저점을 경신했으나 이후 1,352원선마저 내주며 하단을 추가로 낮췄다.
장중 수급 변화가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오전 한때 달러선물을 순매수했지만 오전 11시 이후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오후 2시께 순매도 규모가 약 2만5천계약으로 확대되면서 달러-원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했다.
국내주식의 강한 상승세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가 장중 2% 이상 급등한 가운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발표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도 원화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420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도 6월 316억1천만달러 감소에서 7월 59억8천만달러 증가로 돌아섰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한 점이 달러-원 하락의 기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지표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발표될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 발언 이후 시장이 반영하는 9월 연준의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50% 안팎으로 낮아졌다.
엔화 흐름도 주목받았다. 간밤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9월 금리 인상 기대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에 155엔대로 급락했다. 이날 아시아장에서는 저점 매수와 일본 수입업체의 달러 매수 등에 156엔대로 반등했다.
오후 2시9분께 달러-엔은 156.350엔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도 99선을 소폭 웃돌며 간밤의 달러 약세를 일부 되돌렸다.
달러-엔과 달러인덱스가 반등했음에도 달러-원이 연저점을 계속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서울환시에서는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역내 오퍼와 외국인 달러선물 매도 등 수급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본 외환당국의 강경한 발언으로 엔화의 추가 강세 기대가 남아 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경계도 강해졌다"며 "다만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