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5월 들어 4년 만에 가장 강한 확장세를 나타내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1일(현지시간)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52.7)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 53.0을 웃돌았다.
PMI는 기준선인 50을 상회하면 경기 확장, 하회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5월 수치는 2022년 5월(55.9) 이후 최고치로, 미국 제조업은 5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세부 항목을 보면 신규 주문 지수는 전월 54.1에서 56.8로 2.7포인트 상승하며 제조업 회복세를 주도했다. 생산 지수도 53.4에서 54.3으로 높아져 7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고용 지수는 48.6으로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선 50을 밑돌아 제조업체들의 채용은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격 지수는 82.1로 전월의 84.6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업체 납품 지수도 60.6으로 2022년 이후 최고 수준 부근에 머물며 공급망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전자제품, 기계, 운송장비, 화학제품 등을 포함한 18개 제조업 가운데 16개 업종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목재제품 업종만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전 스펜스 ISM 제조업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제조업 부문은 10개월간의 위축 이후 5개월 연속 확장세를 기록했다"며 "제조업 GDP의 대부분이 성장 영역에 진입하면서 업황이 광범위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비용 상승과 공급망 차질 우려를 잇달아 제기했다.
운송장비 업계 관계자는 "이란 분쟁이 공급망 비용에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원유와 관련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업종 관계자는 "중동 분쟁이 운송 지연과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다"며 "높은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최근 분기 동안 예상 밖의 수요 증가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컴퓨터·전자제품 업계에서도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 영향으로 많은 제품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비용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은 향후 공급 차질에 대비해 재고 확보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운송장비 업계의 한 응답자는 "반도체와 핵심 광물, 일부 원자재의 공급 제약이 항공우주 및 방산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는 데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공급망 확보를 위한 위험 완화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5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55.1로 시장 예상치(55.3)를 소폭 밑돌았지만 확장세를 이어갔다.
크리스 윌리엄스 S&P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표면적으로는 제조업이 전속력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들이 이란 전쟁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을 우려해 재고를 축적하면서 생산과 수요가 부양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