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26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이란 종전 협상 기대와 국제유가 급락 영향 속에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급등했던 금리 레벨에 대한 되돌림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국고채 수급 안정 의지와 환율 안정 흐름까지 가세하면서 장기구간 중심으로 강세 폭이 확대됐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오후 1시28분 현재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9틱 오른 103.49를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은 64틱 급등한 107.63에 거래됐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260계약, 10년 국채선물은 1,250계약 순매수하며 강세 흐름을 지지했다. 오전 한때 순매도를 보였던 흐름에서 장중 매수로 전환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현물시장에서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5.1bp 내린 3.674%, 10년물 금리는 7.3bp 하락한 4.053% 수준에서 움직였다. 장내 기준으로 국고채 10년 지표물 금리가 4.0%대로 내려온 것은 7거래일 만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기대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축우라늄의 현지 폐기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협상 타결 기대가 확대됐고, 이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채권금리도 큰 폭 하락했다. 유럽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큰 폭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7% 넘게 급락했다.
환율 안정 흐름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1,506원대까지 하락하며 1,500원 초중반대로 내려왔다. 미·이란 협상 기대 속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데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점이 원화 강세 압력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의 핵심 부담 요인이었던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으로 해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 재료가 이어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앞으로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한 발행물량 조정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앞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거래 수요가 늘어난 경과물 유동성 제고를 위해 총 5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경과물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실시된 국고채 20년물 입찰도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6천억원 모집에 1조4,380억원이 응찰해 239.7%의 응찰률을 기록했고, 낙찰금리는 4.145%로 결정됐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 이후 매수 메리트가 부각된 데다 발행 부담 완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안정적으로 소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 91일물 입찰 역시 예정액 5천억원에 7천200억원이 응찰하며 무난하게 마감됐다. 낙찰 할인율은 2.610%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이란 협상 기대와 국제유가 급락이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수까지 유입되며 강세 폭이 확대됐다”며 “최근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도하게 선반영했던 만큼 금리 레벨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율이 1,500원 초반대로 내려오면서 시장 경계감도 일부 누그러졌다”며 “장기물은 발행 조절 기대와 입찰 호조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발행물량 조정 의지를 직접 언급한 점은 장기구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며 “최근 금리 급등 과정에서 과도하게 반영됐던 인플레이션·금리인상 우려가 일부 되돌려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번주 금통위를 앞두고 한은의 매파적 메시지 가능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며 “중동 협상 뉴스 흐름과 환율 변동성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