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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 관세협상, 특수한 영국사례는 잊고 중국사례에서 아이디어 모색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5-12 14:52

자료: 상당한 협상 진전과 협상 결과 발표를 예고한 백악관
자료: 상당한 협상 진전과 협상 결과 발표를 예고한 백악관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주 미국이 영국과 관세협상 합의에 이르자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꽤 누그러졌다.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영국과 관세 협의에 이르자 다른 나라도 해볼만 할 것이란 낙관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다만 영국은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가 아니어서 다른 나라가 이 정도의 협의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조만간 미국과 중국이 발표할 협상 결과가 중요하다.

■ 영국 협상사례, 다른 나라가 기준으로 삼긴 어려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영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 25% 부과를 철회하고 연간 10만대에 한해 10% 기본관세만 적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25% 관세도 면제 받는다. 이를 위해 영국은 보잉 항공기 구매와 미국산 농산물 시장 접근성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번 협상은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국가와 미국이 맺은 첫 번째 무역합의였다.

미국이 영국에 대한 관세를 낮춰준 이유는 영국에 대해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협상에 대한 많은 세부사항은 명확하지 않았고 서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세부사항이 작성되고 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모든 것이 매우 결정적일 것"이라며 "이번 협상에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시장 접근성 확대가 포함되며 영국은 미국 제품을 불공정하게 차별하는 수많은 비관세 장벽을 줄이거나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영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10% 보편관세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조정해 매년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수입하는 첫 10만대의 차량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되고, 추가 차량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되도록 했다.

7억달러 이상의 에탄올 수출과 2.5억달러의 미국산 소고기 및 기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 농부, 목장주 및 생산자를 위한 50억달러의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하도록 했다. 양국이 산업 및 농업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미국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32조 관세에 대한 대체 합의를 협상하도록 요구한다고 적시했다. 여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을 위한 새로운 무역연합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당시 트럼프는 영국에 대해 "그들은 좋은 거래를 했다. 다른 일부국가들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8일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엔 10% 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다른 나라가 영국과 같은 협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영국은 미국에 대해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또 영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서 미국의 세계 전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던 나라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미국과 영국과 무역합의 소식이 관세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일부에선 미국과 영국의 합의를 본 뒤 트럼프 관세전쟁의 후퇴 신호로 평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영국이기 때문에 이 합의를 높게 평가할 수 없다. 미국은 오히려 자신들이 흑자를 내고 있는 최고의 동맹국에게조차 기본관세 10%를 유지했다. 일단 중국과의 협의 결과를 봐야 관세정책이 얼마나 누그러질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중국 협상사례, 다른 나라에도 상당한 영향 미칠 재료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과의 관세 협의를 자화자찬한 뒤 중국과도 대화가 잘 되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트럼프는 8일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45%의 관세를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가 145%에 도달했으니 내려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하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는 대중 관세율 80%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트럼프가 생각보다 관세를 안 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나 경제 및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이제 양국은 12일 협상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상태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11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간 고위급 경제 및 무역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 공동성명은 12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 부총리는 "중국과 미국간의 고위급 경제 및 무역회담은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고 양측 간에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해 주식시장 등의 기대감을 높여놓았다.

허 부총리는 "양측은 중미 경제 무역 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상호 관심사에 대해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경제 및 무역관계는 본질적으로 상호 호혜적이고 윈윈관계에 있으며, 중국은 미국 측과 협력해 차이를 관리하고 협력 목록을 확장하며 협력의 파이를 더 크게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일단 아시아 각국 주식시장은 미중 무혁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면서 지수 레벨을 높인 상태다.

미국, 중국 양측에서 이번 무역협의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거론한 만큼 주식시장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우호적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했다"면서 "대형주 위주로 오르면서 지수를 견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관세, 트럼프 맘대로 안 될 것이란 관점...최근 주가 반등분 감안해 괸세 낙관론 경계하기도

트럼프 정부가 뜻대로 관세정책을 끌고 갈 수 없음을 깨달은 만큼 관세 정책의 완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지난 4월 2일 관세 부과 이후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급등하자 관세 압박 수위를 조절했다.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높아지면 셰일 기업들에게 부담"이라며 "메인스트리트를 사수해야 하는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지지율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지금처럼 하락할 경우 트럼프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과 무역 협상은 빨라질 것"이라며 "최근 대만과 한국, 인도 통화의 강세 역시 미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된 기대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주 통화완화를 발표했다. 중국은 정책금리 10bp 인하,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 등 유동성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트럼프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중국은 내수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더 크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가지수는 관세에 따른 지수 하락분을 상당폭 만회하면서 올라온 상태다. 따라서 지금은 지수에 낙관론이 많이 반영된 것 아닌지 봐야 한다는 진단도 보인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아직 어떤 결론도 명확하지 않은 반면 주식시장에 반영된 가격은 낙관적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S&P500은 지난 4월 장중 저점 대비 약 17%가량 반등하면서 상호 관세 공표 이전 수준까지 주가 회복을 일궈냈다"면서 "따라서 현재는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역시 12개월 선행 P/E 기준으로 현재 21배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직전 고점인 22.4배 수준과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기도 하다. 저가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기에는 애매해진 구간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미중 무역 협상이 시작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관세 불확실성이 아직 두텁게 남아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진정을 예단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연준은 정책 변경에 신중을 기할 공산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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