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의료산업에 AI가 침투하면서 패러다임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핵심 동인은 AI모델의 추론 향상이다. AI는 이제 의사의 인지 과정을 모방하고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차세대 추론모델은 이미 평균적인 인간 의사의 의사결정력과 동등한 수준이다. 생성형 AI 에이전트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챗봇을 넘어 디지털 의사가 등장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진단, 치료, 의료기기, 신약개발 등 의료산업 전반에 걸쳐 AI의 채택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딥시크 등 오픈소스 LLM 모델이 더 많아지면서 이제는 기업, 연구소들이 고급 추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AI 채택을 가속화하는 것은 글로벌 의료산업이 처한 구조적 문제이다. 고령화, 비용 상승, 인력 부족 등 의료산업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23년 미국 병원의 16.7%가 인력 부족 문제를 예상했으며, 한국이 처한 의료 상황도 심각하다.
앞으로 의료산업에서 AI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 의료산업 분야는 1) 신약개발, 2) 진단, 3) 의료서비스 및 인프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신약개발에 최근 빅테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컴퓨터기반 신약개발 모델 BioNeMo를 출시했고, 리커전 파마, Abridge 등 다수의 의료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오픈AI는 의료용 챗GPT를 개발하고 의료 현장에서 오픈AI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미국 건강보험 관련법을 검토하고 있다.
한, 미 의료 AI 기업들 중 구체적인 성과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에 주목한다.
리커전 파마(RXRX)는 방대한 세포 데이터셋을 딥러닝으로 분석하여 매년 수억개의 실험을 통해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온코크로스(38215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가 유사한 방식으로 임상성과를 도출한다. 토모큐브(475960)는 리커전 파마가 보유하지 못한 3D 세포 분석데
이터를 유일하게 제공하여, 미래 AI 신약개발의 필수요소가 될 기업이다.
의료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각광받는 기업은 템퍼스AI(TEM)이다.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대형 빅파마의 신약개발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쓰리빌리언(394800)은 템퍼스 AI와 같이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며, 희귀질환 진단 및 치료법 제안에 포커스한다. 쓰리빌리언이 보유한 시퀀싱 데이터는 미국의 진DX(WGS)의 절반 수준이나, 희귀질환에 특화된 데이터가 많아 질적으로 우수하다. 진DX는 4Q24 흑자전환했으며 최근 1년 주가상승률은 900%, 시가총액 4조원에 달한다. 쓰리빌리언의 미래가 진DX일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AI 진단기업 중 루닛(328130)은 유일하게 의미있는 글로벌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주목한다.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는 웨어러블 구독형 시장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빠른 수익화를 보일 의료 AI 기업이다.
독시미티(DOCS)는 미국 의료인 80% 이상이 사용하는 디지털 네트워킹 및 뉴스 플랫폼이며, 의료인에게 필수적인 AI툴을 제공한다. 강력한 재무성과가 장점이다.
(강진혁·하헌호·최승환·허성규·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