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의 7월 경상수지가 420억달러를 웃도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기록한 사상 최대 흑자에서는 다소 줄었지만 상품수지와 함께 2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넘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6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497억3천만달러보다는 76억5천만달러 감소한 규모다. 다만 전월에 이어 400억달러를 웃돌면서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지난해 7월의 119억5천만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01억3천만달러 확대됐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천330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8억2천만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약 4배로 늘었다.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였다.
7월 상품수지는 404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478억9천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줄었지만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자 7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상품수출은 1천4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3% 증가했다. 전월의 1천123억7천만달러보다는 감소했지만 두 달 연속 1천억달러를 웃돌았다.
한은은 전월 분기 말 수출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품수출이 감소했지만 IT와 비IT 품목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IT 품목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0.6% 급증했다. 컴퓨터주변기기 중 SSD가 344.5%, 반도체가 176.3%, 무선통신기기가 51.2% 각각 증가했다.
비IT 품목도 18.3% 늘었다. 석유제품이 35.7%, 화공품이 19.1%, 철강제품이 11.3% 증가했고 기계류·정밀기기와 승용차도 각각 8.4%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7월 통관수출은 989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411억7천만달러로 176.3% 급증했다. 정보통신기기는 146.0%, 전기·전자제품은 141.7%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216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6.2% 증가했고 동남아는 74.7%, 미국은 69.1%, 유럽연합(EU)은 55.6% 각각 늘었다. 한은은 EU와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폭은 확대된 반면 미국과 동남아 등은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입은 600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7%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685억7천만달러로 26.5% 증가했다. 원자재와 자본재의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소비재는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자재 수입은 29.1% 증가했다. 원유가 54.2%, 가스가 46.8%, 석탄이 36.0% 늘었다. 자본재는 36.7% 증가했으며 반도체 제조장비가 60.1%, 반도체가 56.7%, 수송장비가 50.5% 늘었다.
반면 소비재 수입은 3.0% 감소했다. 내구소비재가 6.6%, 직접소비재가 4.3%, 비내구소비재가 2.4% 각각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9억7천만달러 적자로 전월 12억9천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가 전월 8천만달러 적자에서 2억달러 흑자로 개선됐지만 여행수지가 4억4천만달러 흑자에서 3억4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해외여행 성수기에 제헌절 임시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출국자 수가 증가해 여행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7월 출국자 수는 241만9천명으로 전월 200만5천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입국자 수도 199만3천명에서 209만3천명으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43억5천만달러 흑자로 전월 32억7천만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됐다.
특히 배당소득수지가 25억6천만달러에서 38억3천만달러로 증가했다. 한은은 반도체 기업의 해외 판매법인 영업이익이 확대되면서 직접투자 배당수입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수지는 7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에서는 403억2천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전월 467억1천만달러보다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역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3억6천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7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35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가 123억3천만달러 늘었고 부채성증권 투자도 12억4천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일반정부와 비금융기업 등을 중심으로 해외주식 투자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해외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부채성증권 투자도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1억7천만달러 증가하며 6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59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발행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완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의 국내 부채성증권 투자도 21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면서 증가폭은 축소됐다.
파생금융상품은 50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기타투자에서는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182억4천만달러 증가했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93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18억달러 감소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