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가 최근 비트코인 급락이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전체 금융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리는 최근 자신의 서브스택 뉴스레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을 이탈하면서 막대한 가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역겨운 시나리오(sickening scenarios)’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새벽 7만3000달러 전후 수준까지 급락한 이후 낙폭을 일부 좁히면서 7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7만3000달러대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40% 이상 급락한 수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버리는 비트코인이 여기서 추가로 10%만 더 하락할 경우,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입게 되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이후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수해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로 알려져 있다.
버리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기존 인식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가치 하락 우려 속에서도 금과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닌 순수한 투기 자산임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귀금속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버리는 최근 금과 은 가격이 10~30% 급락한 배경에 비트코인 하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면서, 코인과 귀금속이 결합된 토큰화된 선물 상품이 문제의 연결고리라고 지목했다. 한쪽 시장의 급락이 다른 시장의 마진콜과 강제 청산을 유발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버리는 “지난달 말 코인 가격 하락으로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귀금속이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실물로 완전히 뒷받침되지 않는 토큰화된 금속 선물 시장이 붕괴하면서 담보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이 5만달러까지 떨어질 경우 채굴업체들의 줄도산과 함께, 토큰화된 금속 선물 시장이 “매수자가 전무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리는 과거에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비트코인을 “우리 시대의 튤립 구근”에 비유하며 본질적 가치가 없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경고 역시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강조하는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