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다수가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인하'를 예상한 가운데 파월의 발언은 우려보다 '덜 매파적'이었다.
연준이 단기국채 매입을 알린 가운데 일드커브는 불 스팁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가도 안도하면서 상승했다.
미국 채권·주식 등 증시가 일제히 오른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도 오랜만에 우호적인 재료를 반영할 수 있을 듯하다.
국내 채권시장에선 전날 외국인 선물매도 강도가 줄어들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줄어든 가운데 이날 외국인의 매수 강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2년 미국채 금리 8bp 하락...다우 1% 상승
미국채 시장은 시장 우려보다 '덜 매파적'인 금리 인하로 강세를 나타냈다. 파월이 연준 내 금리 인상 의견은 없다고 밝힌 점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연준이 단기국채 매입도 발표한 가운데 일드 커브는 불 스팁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20bp 하락한 4.14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40bp 떨어진 4.78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10bp 급락한 3.5380%, 국채5년물은 6.90bp 속락한 3.731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매파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란 판단이 들면서 위험자산 가격도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97.46포인트(1.05%) 오른 4만8057.75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6.17포인트(0.67%) 상승한 6886.68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77.67포인트(0.33%) 오른 2만3654.16을 나타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1.60%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산업과 소재주가 1.8%씩, 재량소비재주는 1.5%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0.1% 내렸고, 필수소비재주는 보합 수준이었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1.4% 상승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오라클도 0.7% 높아졌다. 반면 반도체주인 엔비디아는 0.7% 하락했다. 기대 이하 3분기 매출액을 공개한 게임스톱은 4.3% 내렸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파월의 발언이 우려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판단에 달러인덱스는 속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7% 낮아진 98.6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2% 높아진 1.1698달러, 파운드/달러는 0.68% 오른 1.338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2% 내린 155.9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하락한 7.059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0%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만에 반등했다.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등 위험선호 무드가 형성되자 유가도 상방 압력을 받았다. 내년 금리인상은 배제하고 있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1달러(0.36%) 오른 배럴당 58.4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27달러(0.4%) 상승한 배럴당 62.21달러에 거래됐다.
■ 연준의 '덜 매파적'인 인하...파월 "인상 의견은 없다"
미국 연준은 10일 FOMC 정례회의 후 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75~4.00%에서 3.50~3.75%로 인하했다.
표결에 참여한 12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인하에 찬성했다. 2명은 동결을 주장했고 '트럼프맨' 스티븐 마이런은 50bp 인하를 주장했다. 25bp 인하가 다수여서 마이런이 굳이 25bp를 주장할 이유는 없었다. 동결을 주장한 사람들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였다.
3명의 소수의견은 6년만이었다.
연준은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양대 목표 사이에서 하방·상방 위험이 모두 존재한다.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와 전망 변화를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이 이번 FOMC를 앞두고 '매파적 인하'를 예상한 가운데 파월은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는 거리를 뒀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은 중립금리 추정 범위 안에 있으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와 있다. 위원들 사이에 금리인상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했다.
파월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소비 회복력과 인공지능(AI) 투자를 반영 한 결과"라며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증시에선 '금리인상 의견자는 없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 채권, 주식 가격이 모두 떴다.
연준은 성장률 전망 상향과 인플레 전망 하향, 고용 증가세 둔화 등의 관점을 내보였다.
파월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와 기업 투자, 특히 AI·데이터센터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SEP)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종전 1.8%에서 2.3%로 대폭 상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1.7%)보다도 높다.내년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종전 2.6%에서 2.4%로 하향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위험 요인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실업률이 4.4%로 상승하고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며 ‘저고용·저해고’ 국면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은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경제가 성장하는 등 구조적 생산성 향상이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