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의 'Buy in May'...올들어 5월 첫 한국주식 순매수 유력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5-16 14:26
자료: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5월 들어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매달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4월엔 코스피 순매도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두드러지기도 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 9,352억원을 순매도한 뒤 2월엔 3조 7,024억원으로 순매도 규모를 늘렸다. 이후 3월 1조 6,665억원, 4월 9조 3,552억원을 순매도했다.
5월 들어선 이런 흐름이 달라졌다. 외국인은 5월 들어 현재 1.4조원 가량 순매수하고 있는 중이다.
주식시장에 'Sell in May'라는 유명한 말이 있지만, 외국인은 5월 들어 올들어 처음으로 한국 주식시장 순매수로 전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코스피 2,600선 돌파
올해 1분기 코스피지수는 2,400~2,600선을 중심으로 등락했다.
지난 3월 하순 1분기 마감을 앞둔 시점부터 주가지수는 급락하더니 4월 9일엔 2,293.70으로 내려가 2,300선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후 지수는 이 지점을 저점으로 올라와 4월 하순 2,500선을 회복하고 5월 들어선 2,600선도 탈환했다.
5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하루를 제외하면 모두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7일부터 오늘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하는 중이다. 이달 첫 거래일을 제외하면 계속 사고 있다.
관세 관련 악재가 지난 4월 초순 정점을 찍은 뒤 주가지수는 반등세를 이어오는 중이다. 지금은 외국인이 지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올해 주식시장은 트럼프 입에 따라 움직였다.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 매매했으면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과 중국간에 불완전하지만 결과물이 나온 상태"라며 "외국인 매수 속에 당분간 리스크 온 분위기가 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상호관세를 큰폭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발표해 주식 상승 무드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145%에서 30%로 인하하고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춘다고 발표한 것이다.
■ 원화 강세 기대와 외국인 한국 주식 매수
국내 코스피지수는 4월 지수 저점 확인 뒤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엔 미중 갈등 완화 등 호재를 바탕으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주말 트럼프-시진핑간 통화가 성사되면서 위험자산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 상승과 관련해 원화 강세 역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14일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이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 회의에서 환율 정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이번 관세·무역협상에 환율 의제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환율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외국인 수급은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를 보고 움직였다는 평가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전략팀장은 "미국 행정부에서 무역협상에 환율 의제는 포함하지 않을 것이란 반박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달러인덱스 하락과 엔화 강세, 장중 외국인 수급 확대 속에 원화 강세 압력이 이어지면서 달러/원은 한대 1,39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양국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이것이 구체적인 정책공조로 이어질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논의 자체는 원화 강세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은 3월말 1,470원대를 나타내다가 4월말엔 1,420원대로 레벨을 낮췄으며, 현재는 빅피겨(1400원)를 바꿔 1,39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 최근 빠른 주가지수 반등세...'과열 기미' VS '리스크 온으로 바뀐 분위기'
다만 최근 관세 우려가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코스피지수가 5주 연속 상승하는 등 지수 흐름이 과도하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OSPI가 5주 연속 상승하면서 과매수 구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이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입 중인 가운데 매수 연속성이 확인되면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관 등이 차익실현 매도세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팀장도 "4월 중순부터 V자 반등을 쉬지 않고 이어온 탓에 피로감에 따른 단기 등락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던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내려 예상치(+0.2%)를 하회했으며, 5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발 관세 부담이 낮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통화완화 등 경기 부양에 힘을 실었고 한국 역시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추가적인 재정부양이 나올 수 있어 우호적으로 보기도 한다. 유럽까지 포함해 난(NON) US 쪽의 부양 분위기는 위험자산에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 팀장은 "Non-US의 경기부양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와 함께 외국인은 한국 주식 순매수로 전환한 상태"라며 "이런 부분들이 계속해서 KOSPI 반등 탄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함께 수급이 비어 있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화학, 소프트웨어 등 낙폭과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위험선호 무드가 더 갈 수 있는 분위기지만, 지수 연중 고점에 따른 부담 등을 동시에 감안하는 모습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코스피지수가 V자 반등을 보인 뒤 연중 고점으로 와서 이제 눈치보기 장세를 좀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리스크 온으로) 바뀐 상황이어서 지수가 다시 급하게 되돌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