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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창용에 대한 혼재된 관점...'매파적 면모 지속하기' VS '말실수 주워담고 시장 달래기'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11-26 13:50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창용에 대한 혼재된 관점...'매파적 면모 지속하기' VS '말실수 주워담고 시장 달래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025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고공행진, 서울 집값 상승폭 재확대 등을 확인한 만큼 한은 입장에선 '금융안정'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금리 동결을 당연시하고 있다.

금리 결정보다는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방향 전환까지'(even the change of direction) 고려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총재의 실언(?) 이후 한은 관계자들이 '여전히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했으나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진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총재가 발언 수위를 어떻게 조정할지 관심이다.

■ 금통위 D-1, 미국 도움 받은 채권시장 내일 이벤트는 과연...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채권시장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12월 FOMC 금리인하 기대감이 급등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채권·주식 등 국내 증시를 옥좼던 달러/원 환율도 이틀째 하락하면서 채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470원대 후반까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을 위협해 왔으나 이날은 장중 1,450원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채권에 안도감을 안겼다.

채권시장에선 그러나 금통위가 환율, 부동산 이슈 등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만큼 이벤트가 조심스럽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은 미국 금리 하락, 달러/원 환율 급락, 외국인 10년 선물 매수 등으로 금리가 빠지고 있지만 내일 다시 매파적인 발언이 예비돼 있는 금통위를 앞두고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간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15bp 하락한 3.9965%로 낮아져 지난 10월 28일(3.9760%) 이후 처음으로 종가기준 3%대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3.25bp 내린 3.4610%로 낮아졌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돼 국내 채권투자자들에게 힘이 됐지만, 금융안정 요소들은 만만치 않다.

■ 총재의 블룸버그TV 인터뷰 원죄? '인하 룸은 남겨두고 싶을 것"

내일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가 과연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주워 담을지도' 주목된다.

최근 한은 쪽에선 이창용 총재가 간부들과 얘기하면서 그 발언(통화정책 방향전환)을 후회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한은 역시 여전히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고 방향 전환을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B 한은 직원은 "이창용 총재는 여전히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없애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당장은 금융안정 이슈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경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지금은 환율, 부동산 등 금융안정 이슈가 통화정책 차원에서 더 시급하다. 또 지금은 괜찮지만 이 분위기(고환율 등)가 계속 이어지면 그간 문제가 없었던 물가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한은 총재, 매파적 면모도 보여야 하고 시장도 달래야 하고?

한은에선 이창용 총재가 내일 기자회견에서 금융안정 이슈에 집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통화정책 방향전환'과 관련해 했던 말을 주워담을 필요성이 있다는 진단도 보였다.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금융안정'을 강조할 수 있지만 시장을 더 자극해서 좋은 건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최근 금융 가격변수가 큰 변동성에 휩싸이면서 금리가 이상 급등하는 일도 있었던 만큼 한은 총재 본인도 분위기를 감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C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기재부가 12월 발행과 관련해 시장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는데, 한은 총재도 굳이 추가적인 금리 급등을 야기할 만한 공격적인 매파 발언을 또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한은 총재가 외신 인터뷰 설화(舌禍)도 일으켰으니 시장을 달래는 톤으로 발언하면서 꼭 필요한 주장(금융안정 관련)은 할 것으로 봤다.

그는 "환율이나 부동산 등을 볼 때는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해야 하지만, 최근 시장 불안 양상으로 인해 최대한 공격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금통위 내 독보적인 '강성 비둘기'인 신성환 위원의 소수의견 여부에 따라 총재가 발언 강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보였다.

D 채권딜러는 우선 "내일 한은 총재 발언을 두고 시장 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성환 위원도 동결에 찬성해 만장일치 동결이 나오면 총재가 시장을 달래는 쪽에 무게를 둘 것 같고, 신 위원이 다시 소수의견을 내면 좀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총재가 매파적 면모를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시장 상황도 상당부분 배려할 것인지를 놓고 시장 관계자들간의 의견이 꽤 다른 상황이다.

E 증권사 관계자는 "한은 총재가 다시 한번 데이터 대로 한다는 식의 발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매파적 입장과 시장 추스리기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전자 쪽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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