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4일 "중국 대차대조표 불황 속에서 통화정책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경우 정부의 부양 의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경제주체들이 이미 진 빚으로 인해 신용을 확대시키지 않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세수도 약해질뿐더러 만기가 도래하면서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지출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물가는 중국과 다른 선진국과 처한 상황이 다르나 정부의 고부채 문제는 대부분의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채권발행과 용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지방정부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제함에 따라 부양책 강도가 과거대비 강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현실적인 방안은 그동안 억제해왔던 규제의 완화라고 했다.
그는 "부동산뿐 아니라 IT,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직접적인 부양책에 비해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부채 증가없이 경기를 부흥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다만 양극화 현상의 해소와 분배를 강화해왔던 중국 정부의 정책을 되돌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규제를 완전히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둔화와 정부정책간 타협점을 찾고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부진한 중국 매크로 지표와 부동산 우려
7월 24일 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기조 변화는 경기 회복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주요 회의에서 수년째 유지해오던 '부동산은 거주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부동산 부양을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규제 완화(생애 첫 주택구입자 대상 담보인정비율 상향) 등 부동산 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정책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7월까지 나온 중국 매크로 데이터는 대내외 경기 모멘텀이 더욱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7월 중국 수출(예상치 -12.5%)은 전년대비 14.5% 감소했고 수입(예상치 -5.0%)은 12.4%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시장 예상대비 다운사이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약한 대외수요로 인해 대부분의 수출 품목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높았던 원자재 가격과 대내 수요 약화 영향으로 수입도 예상대비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신용 데이터는 경제 주체의 향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부동산 경기 반등이 먼 이야기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7월 신규 위안화 대출 총액은 3,46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나타내는 사회융자총량도 5,28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중국의 대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을 반영해 위안/달러 환율은 대부분 7.1~7.3위안 사이를 반복하며 위안화는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세수가 줄어들면서 지방정부의 그림자금융 부채 문제가 부각됐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이 감소하고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 역할이 강조되면서 그림자 금융인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부실에 대한 위험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LGFV는 지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다. LGFV의 부채는 공식 정부부채에 미포함되기 때문에 그림자 금융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원은 "IMF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는 2023년 기준 GDP대비 32%에 그치지만, LGFV까지 합칠 경우 85%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군다나 최근 3.7조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채권의 만기가 임박하면서 재정기반이 취약한 구이저우, 후난 등 서부 및 동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신용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7월 정치국 회의에서도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에 대응하여 대규모 채무 조정 패키지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방 정부의 음성채무를 억제하고 양성화를 통해 규모를 통제하는 한편 대출 상환 기한을 연장하거나 이자 부담을 줄이면서 부채 상환 압력을 완화할 예정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