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 WWDC 2023 개최 -‘Apple Vision Pro’ 공개
Apple이 5일(미국시간 기준) 열린 자사의 연례 행사인 'WWDC 2023'에서 MR 헤드셋인 ‘Apple Vision Pro’를 공개. ‘Vision Pro’는 팀 쿡이 이끄는 Apple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새로운 하드웨어 디바이스. 북미 기준 1Q24 출시로 가격은 3,499달러부터 시작 (참고로 Quest Pro의 출시 가격은 1,499달러)
팀 쿡 Apple CEO는 ’Metaverse’ 보다는 ’Spatial computing platform(공간 컴퓨팅)’에 초점을 맞춰 Vision Pro를 소개. 실제로 팀 쿡 CEO는 ’Mac이 개인 컴퓨터, iPhone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Apple Vision Pro’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일 것’ 이라고 언급. 이는 PC나 아이폰에서 지원했던 컴퓨팅 기능이 Vision Pro를 통해 3D 공간에서 구현된다는 의미.
또한 Apple은 Vision Pro를 위해 별도의 운영체제인 ‘Vision OS’도 공개. Vision OS는 기존 iOS, iPadOS, macOS 등을 통합해 공간 컴퓨팅에 최적화된 다양한 기술을 접목. 이를 통해 현재
앱스토어에 존재하는 수십만개의 앱 활용이 가능하며, 개발자들 또한 기존에 익숙한 개발도구를 통해 Vision Pro용 앱 개발이 가능
기능적으로 Vision Pro과 'Meta Quest' 등과 같은 기존 VR 헤드셋과 다른 점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
①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과 손, 음성으로 조작이 가능. 즉 사용자들의 눈과 손, 음성을 통해 물리적인 공간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 기기 내부에서 눈동자를 추적 관찰해 커서를 옮기고, 손가락의 단순한 움직임으로 클릭 및 스크롤을 가능케 함. 큰 그림에서 과거 주요 전자 응용처의 조작 방식이 키보드 → 마우스 → 손가락 터치로 변화된 흐름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것으로 평가됨
② 기기 사용 중에 주변 환경과 격리되지 않도록 눈을 보여주는 ‘Eyesight’ 기술을 적용. 기기 전면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기기 외부에 사용자의 눈을 보여주고, 착용한 사람 가까이에 누군가 오면 디스플레이로 바라보는 시야에서도 사람이 등장하는 방식. 이런 기능을 통해 기존 VR기기의 특징인 외부 환경과의 ‘단절’과 다르게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 이는 엔터테인먼트 및 게임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VR 기기 대비 공간 컴퓨팅의 일상 생활 및 업무 확장 적용을 위함으로 해석됨
③ 홍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보안 인증 시스템인 Optic ID를 채택. Apple에 의하면 사용자의 홍채 정보는 개별 기기에 내장된 칩에 암호화를 거쳐 저장되므로 제3자는 물론, Apple도 접근 불가능. Apple 디바이스의 특징인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기능을 제공. 삼성이 그간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활용 후 HIAA (홀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며 중단한 홍채인식이 애플의 첨단 기기에 활용되기 시작한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 향후 신규 응용처의 등장 과정에서 이러한 보안 기술은 다양하게 적용되리라 예상됨
Apple Vision Pro 하드웨어 스펙 – 최고사양, 최신기술의 총집합
기술적으로는 발열 문제를 막기 위해 자체 개발한 고성능 M2칩과,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의 실시간 처리를 위한 R1칩을 동시에 적용, 듀얼 칩 시스템으로 구동. 이 중 R1칩은 눈을 한번 깜박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 밀리초(ms) 안에 새로운 이미지 스트리밍 가능. 이를 통한 지연속도 감소로 다른 VR기기와 다르게 멀미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
또한 iPhone 픽셀 1개가 들어갈 자리에 64개의 픽셀을 넣어 눈 한쪽당 4K TV 이상, 도합 2,300만개 픽셀이 들어간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 특수 제작된 반사굴절 렌즈와 결합돼 다른 VR 디바이스 대비 높은 정밀도와 선명도를 구현
이외에 WWDC에서 Apple은 M2 칩을 탑재한 15인치 노트북 ‘MacBook Air 15’와 전작인 M1 울트라 대비 20% 빠른 성능과 40% 향상된 뉴럴 엔진 기능을 구현한 M2 울트라를 공개. 이 중 ‘MacBook Air15’는 11.5mm의 얇은 두께를 구현함과 동시에 M2를 탑재하면서 인텔 기반 MacBook Air에 비해 12배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강조. 결과적으로 Apple은 전 제품군에 애플 자체 시스템온칩(SoC)인 애플 실리콘을 탑재하면서 애플 실리콘 로드맵을 완성
또한 Apple은 iOS17, iPadOS17, WatchOS 17 등 iOS17 운영체제도 공개. iOS17은 페이스타임, 메시지 등 애플 앱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이 개선. 또한 ‘네임 드롭’ 기능 추가 등 에어드롭 기능도 확대. 다만 전체적인 WWDC 발표는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Vision Pro’에 초점이 맞춰짐
왜 Apple은 Vision이 아닌 Vision ‘Pro’를 먼저 내놓았을까?
Apple은 고가 전자기기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있음. 하지만 그 내부 제품군 내에서도 최상위 프리미엄 모델들을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었음. 아울러 추가적인 판가 인상과 우월적 성능 홍보 목적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Pro 라인업임. 2015년 iPad 제품군에 적용된 이후 2019년 iPhone에도 판가 상승 저항에 부딪히자 더 큰 디바이스라는 이미지의 ‘Max’ 라인업 대신 ‘Pro’ 라인업을 공개해 소비자들의 업셀링을 성공적으로 유도했음.
그 동안 모든 Apple 제품들은 일반 제품군이 공개된 후, 그 세부 제품 라인업의 확장과정에서 판가상승 목적의 Pro 제품이 더해지는 전략이 공식으로 작용했음. 해당 전략은 iPhone, iPad, AirPods까지 모두 성공적으로 작동함 금번 Apple의 Vision Pro는 초기 제품부터 곧바로 Pro 라인업으로 출시된 점이 흥미로움. Apple의 VR이라는 새로운 응용처의 등장은 아직 소비자들로 하여금 어떤 제품인지 정의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이번 Pro 제품은 판가를 올리려는 기존의 마케팅 목적과는 성격이 다르다 판단됨.
그보다는 해당 제품이 1) 공개된 행사가 바로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글로벌 개발자 회의였음과 2) 드러난 약점과 드러나지 않은 불확실성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함.
Vision Pro는 스펙 미공개임에도 상당히 무거워 보이고, 외장 배터리로 연결돼 작동시간은 2시간여로 한계가 분명함. 무엇보다 공식 동작 영상을 보면 써드파티 (3rd Party) 앱들이 전무한 상태로 보이는 만큼 3,500달러 이상의 가격은 정당화되기 어려움
결국 Vision Pro 제품은 앱 개발자 및 에코시스템 조성자들을 위한 하드웨어 스펙을 최고로 맞추는 과정에서 (BOM cost 1,500-2,000달러), OLEDoS 등 신기술 부품의 낮은 수율과 소규모 양산으로 인한 높은 원가를 정당화하기 위한 네이밍으로 해석됨. 이보다는 향후 보완·성숙될 에코시스템 내에서 2년여 후 등장할 일반 버전 (Vision)과 매스버전 (Vision SE) 등이 2025~2026년여 경 폭발적 판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음
국내 Tech 섹터 시사점
금번 행사에서 공개된 ‘Vision Pro’는 Apple의 MR관련 기술(5,000개의 특허)과 향후 AR 시장에 대한 관점(공간 컴퓨팅 + B2B)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또한 Apple 디바이스 간 호환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애플워치나 맥북처럼 유의미한 시장 규모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스마트폰 대체가 아닌 공간컴퓨팅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부품업체 입장에서 아이폰(연 2.1억대) 같은 볼륨매출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 또한 Apple Vision Pro의 내년 출시를 반영, 기존 당사 XR디바이스 2023년 출하량 예상치를 1,007.0만대에서 900.3만대
(+2.0% YoY)로 하향 조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는 1) 리퍼비쉬폰 성장+교체주기 증가 등 스마트폰 시장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하였고 2) XR디바이스 시장은 교체주기에 의존하는 스마트폰과 다르게 유의미한 신규수요가 지속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
Vision Pro가 출시되고, Quest 3 판매 확대가 이뤄지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XR디바이스 시장은 연평균 44.2% 성장을 전망. 이는 1) 향후 Apple의 보급형 제품 출시와 삼성, 구글 등의 빅테크 업체들의 추가적인 시장 진입과 2) 2026년부터 본격적인 AR글라스 제품의 출시가 예상되기 때문
또한 카메라와 각종 센서의 대당 채택량(스마트폰 4~5개, Vision Pro 카메라 12개, 센서 5개)이 스마트폰 대비 급증하기 때문에 시장 확대 시 부품업체 입장에서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기대 가능. XR디바이스에 특화된 기술력(ex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접안렌즈)을 보유하고 있거나, XR디바이스향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업체는 향후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수혜 강도가 타 부품업체 대비 높을 전망. LG이노텍(3D ToF), 나무가(3D ToF), 뉴프렉스(카메라모듈 FPCB), 세코닉스(VR용 접안렌즈 및 AR용 투사모듈), 라온텍(LCoS 및 OLEDoS) 등의 XR 관련 부품 업체
들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 유지
Vision Pro의 반도체 관련 공급망에 대해서는 공개된 정보가 극히 제한적임. 다만 이번에 Apple이 새로 공개한 R1 프로세서와 기존의 M2 프로세서를 제품 내 동시 사용하면서 즉각적 영상 처리를 위한 상당히 높은 스펙의 메모리 지원을 필요로 한 것으로 알려짐. Apple은 XR 개발단계부터 SK하이닉스의 1Gb DRAM을 일부 고대역 변경하여 R1칩에 내장한 후 추가로 8GB LPDDR5을 실장한 것으로 추정됨
아울러 해당 제품 디스플레이는 현재 TSMC의 CMOS backplane에 Sony가 White OLED 증착을 처리하고 있으나, 여전히 수율 문제에 발목 잡혀있다 알려짐. Apple 입장에서는 매스 모델이 출시되기 전에 1) RGB OLEDoS로의 추가 기술 개발, 2) 양산 Capa의 확보를 위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OLEDoS 시험 생산하며 현재 7,000니트 이상, 3,500 ppi 이상 스펙 수준의 제품 생산이 가능한 수준임. 한편, Apple의 제품 로드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와 삼성디스플레이 (SDC)의 협력이 진행중임. 파운드리에서 3k 규모의 XR용 Si wafer를 완성 후 SDC에서 WOLED 증착 이후 다시 파운드리에서 컬러필터 생성을 담당하는 구조로 현재 3,000 ppi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음
이외에 금번 WWDC 2023에서 발표한 iOS 17의 경우 iPhone XS 이상과 호환된다고 발표. 이는 iPhone8, iPhone 8 Plus 및 iPhone X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었음을 의미. 당시 iPhone X는 처음으로 OLED가 적용되었던 모델로, iPhone8/X는 출시 후 3개월 기준 가장 높은 판매량과 출시 후 2개 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9,400만대를 기록했던 모델. 이번 지원 중단으로 예년 대비 많은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폰15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 또한 유지
(김선우·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