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6일 "당분간 먹거리 물가, 특히 곡물 가격의 진정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4월 주춤했던 곡물 가격이 5월 이후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또한 4월 비료 가격은 255pt로 역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 중이라고 밝혔다. 비료 가격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 및 에너지 가격의 하락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원유 수급 환경 상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곡물 공급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농무부의 WASDE(전세계 농산물 수급전망 보고서)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과 수출 감소로 2022/23 시즌의 소맥과 옥수수의 생산량과 교역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2021/22 기준 소맥과 옥수수 전세계 교역량 내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5%, 11.6%인데, 22/23 교역량이 전년대비 각각 -47.4%, -60.9%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급이 부족해 질 것으로 보이는 곡물은 소맥과 옥수수라고 밝혔다.
그는 "22/23 전세계 소맥 기말 재고는 전년대비 4.5%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우크라이나, 호주, 모로코에서의 생산 부진이 주된 요인"이라며 "러시아 다음으로 수출량이 많은 미국의 경우에는 22/23 기말재고가 전년대비 5.5% 감소해 9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소맥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초 재고의 감소폭이 커 소맥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 겨울밀 생산량(Hard Red Winter, Soft Red Winter)의 생산 부진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세계 옥수수 기말 재고는 전년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미국, EU와 중국에서의 옥수수 생산량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대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의 주요 옥수수 생산지역 기상여건 악화로 파종이 지연돼 22/23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대비 4.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계 교역량의 경우에도 남미 지역에서의 생산 회복에 따른 역사적 수준의 수출량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와 미국 수출량 감소로 전년대비 7.6%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시장 개입 확대도 식량안보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은 수출제한 및 금지 조치를 선언했으며, 주요 농산물 수입국들은 재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에 대한 금수조치를 실행한 국가들은 3개국에서 16개국으로 증가했으며, 전세계 교역량 내 식량 수출제한 금지 조치가 차지하는 칼로리 비중은 1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식량위기 당시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주요 소맥 생산국인 인도의 수출 금지 조치는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도의 소맥 생산량(전세계 소맥 생산량에서 14% 차지)은 감소되고 있으며, 자국 내 물가 진정과 식량 안보 보호를 위해 소맥의 수출 금지가 즉각적으로 단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곡물 중 소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우크라이나의 수확량 및 수출량 감소폭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식량 안보 불안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출제한 정책 강화는 소맥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